친환경 설비 강조한 철강업체 발암물질 모르쇠

김영민 기자

news@ecoday.kr | 2019-06-07 11:02:44

철강업계 발암물질인지 뭔지도 모를 오염물질
환경부, 브리더로 배출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저감장치, 측정장치 없이 오염물질 배출해오다
철강업계 제재 과하다 반발 기업 괴롭힘 아냐
조업정지 대기오염물질 배출 자성의 기회삼아야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현대제철 당진공장이 꾸준하게 발암물질을 배출해오다, 결국 조업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현대제철은 당사 홈페이지 등 언론 홍보자료를 통해 최첨단, 친환경 설비로 외부 대기오염물질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5월 말, 충청남도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고로(용광로)의 브리더(안전밸브)를 열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이유로 10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또 4월 전라남도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경상남도는  포항제철소에 대해 각각 열흘의 조업정지를 내린이후 추가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제철소들에 조업정지 조치가 차례로 내려지자 철강업체들과 일부 언론들은 마치 고로를 열지 못해 수천억의 피해가 발생하고, 브리더 개방이 제철소를 운영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인냥 항변하고 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이들은 연일 환경부와 지자체가 나서 기업을 괴롭히고 있는 것처럼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다고 7일 밝혔다.

이런 주장은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저감시설이나 조치없이 공장에서 마음대로 배출하고 싶다고 생떼를 쓰는 것과 다름 없다고 반박했다.


발암성 물질 배출여부의 핵심은 통상 제철소들은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로를 정비한다는 명목으로 40여일에 한번씩 브리더를 열어 고로 내부의 압력을 관리해왔다. 문제는 이 브리더를 통해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저감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제철사업자들은 화재와 폭발 위험이 있어, 고로를 열 수밖에 없다고 주장이다.

환경부의 설명은 다르다.

전라남도가 4월 포항 제철소의 브리더 개방이 문제가 있음을 광양만녹색연합등 지역 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이에 대한 위법성 유권해석을 환경부에 의뢰했다.

환경부는 브리더를 통한 배출이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판단 내렸다. 최근 일련의 조치는 환경부의 이러한 유권해석 이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을 이유로 내려진 것이다.

브리더는 법률상 '안전설비'로, 배출시설로 지정된 굴뚝처럼 저감장치나, 대기오염물질 배출자료를 모니터하는 TMS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안전시설을 통해서는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아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철사업자들은 법을 교모하게 악용, 발암물질인지 뭔지도 모르는 대기오염물질을 마구 뿜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제철산업은 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철광석, 코크스, 석회석을 소결하는 과정과 용광로에 넣고 선철을 하는 과정에서 각종 유해가스와 분진이 발생한다.

제철소 내 제선공장은 철광석, 석탄 및 부원료 등을 밀폐형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원형, 선형저장고에 저장한다. 이 과정에서 비산먼지를 저장고와 외부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원료저장시설은 항만으로부터 하역된 철광석, 원료탄을 저장하는 곳으로, 분진 비산 및 오탁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밀폐형이다. 현대제철 경우 이 설비를 친환경 시설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철광석과 석탄을 이용해 고열로 소결광 및 코크스를 생산 후, 고로에 장입해 쇳물을 생산하는데 고로는 코크스와 열풍의 연소를 통해 소결광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제철소의 시설중 하나다.

쇳물을 장입하기 전 불순물인 '규소(Si), 인(P), 황(S)'을 제거하고, 산소를 넣어 산화반응을 통해 용선 내의 탄소(C)를 제거한다. 이 과정을 거려 슬래브(반제품)의 열연, 후판 등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중간 단계의 제품을 뽑아낸다. 이 과정에서 재료 표면에 생기는 산화철을 고압으로 물을 분사해 제거하고 여러 단계를 걸쳐 냉각수를 분사해 냉각한다.

우리 철강의 높은 기술력을 갖춘 냉연공장은 표면이 미려하고 가공성이 우수한 고품질의 냉연강판을 생산하는데, 이때 열연강판의 표면에 부착돼 있는 산화물 등을 산세처리(염산 또는 황산)로 깨끗이 제거한다. 염산을 분사해 강판 표면의 스케일을 제거한다. 냉간압연된 강판을 전해탈지를 통해 표면에 붙어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세척 후 건조시킨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다양한 화학물질과 많은 양의 물을 쓴다. 이 과정에서 외부로 유해물질이 비산될 수 밖에 없다.

철강업계는 업종 중에서도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꼽혀왔다. 대표적인 환경공해를 유발하는 사업으로, 오염된 공기를 장기간 흡입한 주민들과 사업장 노동자들은 만성기관지염과 천식과 폐 질환 및 폐암 등에 노출될 우려가 매우 높다.

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러한 상황에서 철강업체와 일부 언론의 태도는 무책임하고 뻔뻔하다. 잘못에 대한 반성도 개선대책을 제시하지도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한 온 나라가 미세먼지 때문에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최소한의 책임을 갖고 철강업계는 이 문제를 대해 해결하는 자세가 선행돼야 글로벌 시장에서 우호적이며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지 않는가라고 거듭 반성과 제발 방지를 촉구했다.

[ⓒ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