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계 물의 날: 파라과이의 원동력, '물'에서 찾는 평등의 미래
고용철 기자
korocamia@naver.com | 2026-03-23 18:02:45
- 2026년의 화두: “물이 흐르는 곳에 평등이 자란다”
(C) The Asuncion Times
매년 3월 22일은 전 세계가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세계 물의 날'이다. 1993년 제정된 이래 올해로 34회째를 맞이한 이번 기념일은 전 세계 21억 명에 달하는 안전한 식수 부족 인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글로벌 물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행동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2026년, 남미의 심장이라 불리는 파라과이는 자국의 전략적 요충 자원인 물을 통해 국가의 발전과 사회적 평등을 조명하고 있다.
파라과이라는 국명 자체가 과라니어(Guaraní)로 ‘바다로 흐르는 물’을 의미하듯, 이 나라는 수자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 관계를 맺고 있다. 파라과이의 물은 단순한 자연자원을 넘어 경제 발전, 에너지 생산, 그리고 국민의 일상생활을 지탱하는 핵심 원동력이다.
파라과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 발전소 중 하나인 이타이푸(Itaipu) 댐과 야시레타(Yacyretá) 댐을 보유하고 있다. 이 거대 시설들은 파라과이가 청정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라플라타 분지(Río de la Plata Basin)의 약 13.2%가 파라과이 영토에 속해 있으며, 파라과이강과 파라나강이라는 두 거대 동맥이 국가 전역을 관통하며 농업과 축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지표수뿐만 아니라 지하수 자원의 풍요로움도 독보적이다. 파라과이는 과라니 대수층(Guaraní Aquifer)을 비롯해 판타날, 이렌다 대수층 등 광범위한 국경 초월 대수층을 보유하고 있어, 수자원 강국으로서의 전략적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풍요로움 뒤에는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파라과이는 현재 수질 오염, 홍수, 비효율적인 물 사용, 그리고 지역적 가뭄이라는 다층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광업, 농업, 산업 활동으로 인한 강과 대수층의 오염은 국가적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다.
더욱 뼈아픈 지점은 '물 접근성의 불평등'이다. 동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수자원이 풍부한 반면, 서부 차코(Chaco) 지역은 극심한 물 부족에 시도 때도 없이 노출된다. 농촌 지역과 원주민 공동체의 경우 안전한 식수 및 위생 시설 접근성이 현저히 낮아, 국가 전체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UN-Water가 선정한 2026년 세계 물의 날 주제는 ‘물과 젠더’다. “물이 흐르는 곳에 평등이 자란다(Where water flows, equality grows)”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 캠페인은 물 관리 및 해결책 마련에 있어 여성과 소녀들의 평등한 참여와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강조한다.
전통적으로 가계 내 물 확보와 관리를 담당해 온 여성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과거를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자원 위기가 심화될수록 여성 엔지니어, 농부, 과학자, 그리고 지역사회 지도자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모든 구성원이 물 관련 결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때만이 물 서비스는 더욱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효과적으로 변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라과이가 직면한 물 보존과 평등의 과제는 특정 부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규제 강화, 교육 증진, 그리고 수자원 보호를 위한 범사회적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2026년 세계 물의 날은 파라과이에게 있어 자국의 풍부한 자원을 지키는 동시에, 그 혜택이 성별과 지역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전환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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