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석유비축기지, 시민 품으로 안기다
이은수
news@ecoday.kr | 2015-12-29 23:53:03
공연장, 전시장, 공원 등 문화시설로 2017년 4월 준공
㈜텍시빌 시공업체, 건설사업관리 ㈜무영CM 선정 결정
[환경데일리 이은수 기자] 14만㎡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드디어 시민 문화공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첫 삽을 뜬다.
1976년 설치된 이후 1급 보안시설로 시민들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총 14만㎡ 규모의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공연장, 전시장, 공원 등을 갖춘 시민 문화시설로 변신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30일(수) 첫 삽을 뜬다. 공사기간은 2017년 4월 준공이 목표다.
서울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을 착공, 그동안 잊혔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마포구 성산동 산53-1 일대)를 서울을 상징하는 대표 친환경 복합 생태 환경·문화공간으로 재생시킨다고 밝혔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74년 제1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서울시에서 비상시에 대비 76년 건설한 민수용 유류 저장시설로, 지난 40년간 시민 접근이 철저히 통제돼오고 있는 곳이다. 그동안 지역주민, 자치구청 등에 의한 공원화사업 건의가 꾸준히 있어왔다.
시는 8월 20일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한 후 각종 행정절차와 입찰과정을 거쳐 ㈜텍시빌(대표 이형우)을 시공업체로 선정, 21일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건설사업관리는 ㈜무영CM(대표 박성근)을 용역업체로 선정했다.
앞서 작년 8월 국제 현상설계 당선작으로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을 선정, 이를 바탕으로 한 기본설계 과정에서 실제 기획·연출·운영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그룹 자문회의, 각 분야별 설계자문위원회 결과를 최종 설계도면에 반영했다.
총 14만㎡는 유류저장탱크(10만1510㎡) 공원으로 조성될 임시 주차장 부지(3만5212㎡), 접근로(3300㎡)로 구성된다.
주요시설은 실내외 공연장, 기획 및 상설 전시장, 정보교류센터 등이며 1일 최대 1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외부 공간에는 산책로, 야생화정원, 공연마당 등을 반영하여 시민들이 휴식과 함께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석유 4894만ℓ를 보관하던 5개의 유류저장탱크 중 2개(1번·2번)는 해체 후 신축하고, 여기에서 해체된 철판을 재조립 1개 탱크(6번)을 신축한다. 나머지는 그대로 존치하거나 최대한 원형을 보존해 사용한다.
현재 접근이 불가능한 비축탱크를 둘러싼 암반을 절개하고 진입로를 만드는데, 석유비축기지 건설 당시 암반 속에 탱크를 설치하기 위해 암반을 절개 후 탱크를 앉힌 뒤 다시 암반을 복구했던 것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순의 과정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탱크 해체 후 암반지형과 콘크리트 옹벽을 이용, 건물을 신축, 다목적 파빌리온, 실내외 공연장(2번)으로 변신한다. 탱크는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시민, 학생들을 위한 학습공간으로 운영한다.
4번 탱크는 기존 탱크 안에 유리천장과 유리벽으로 된 투명 탱크가 들어간 독특한 형태의 기획 전시공간으로, 5번 탱크는 내외부의 공간개념을 전환, 내부는 그대로 둬서 기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외부와 콘크리트 옹벽 바깥부분은 석유비축기지부터 문화비축기지까지 40여 년의 역사를 기록하는 전시장을 만든다.
새로 만들어지는 6번 탱크는 최대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정보교류센터로, 서울의 도시재생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찾아(열람)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초기 계획에서는 빠져있었지만 검토 끝에 기본설계 과정에서 포함된 임시 주차장 부지는 구체적인 활용계획 수립 시까지 재생 및 공원사업의 프로그램 운영 전초기지 및 주민을 위한 공원을 조성한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드디어 첫 삽을 뜨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을 통해 과거 산업화 시대 석유를 저장하던 탱크가 그동안 시민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특별한 시설들로 채워질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화 유산이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시설로 재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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