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엉터리 한복' 심각 기관 방관 탓

이수진 / 2018-09-05 20:31:26
종로구, '우리 옷 제대로 입기, 한복토론회' 개최
문화재청, 문관부, 전문가, 대여업체 등 200여 명
과도 변형 한복 착용 문화 개선 각계 의견 개진키로

[환경데일리 이수진 기자]"국적불명의 한복, 더 이상 안됩니다!"

어느날 부터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일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고궁관광에 나선 모습은 우리 전통 한복은 온데간데 없이, 기형적인 옷차림으로 둔갑했다.

해외관광객들이 우리나라 고궁체험을 위해 한복대여업체들로부터 입은 모든 한복은 중국산으로 우리 고유의 한북은 완전히 사라진 제작자들의 입맛대로 만들어 국내에 공급해왔다. 

몇년 간 이를 방치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해당 지자체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침묵했다. 이와 관련, 전통문화 계승자들과 한복 전문가들이 중앙부처와 서울시 등에 집중적으로 항의를 쏟아졌고 뒤늦게 대책에 나섰다.

급기야 서울시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과도하게 변형되고 왜곡된 국적불명의 한복 대여에 따른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9월 11일 오후 2시 종로구청 한우리홀에서 '우리 옷 제대로 입기 한복토론회'를 개최한다.

 

최근 몇 년 동안 한복을 입고 궁궐과 인근 관광지를 찾는 젊은 층과 관광객이 많아지고 화려한 금박과 레이스, 리본으로 장식된 화려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이들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한복의 형태는 우리의 전통의복과는 거리가 멀 뿐더러 왜곡되고 변형된 형태의 잘못된 문화전파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 현황을 짚어보고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전통의 역사도심이며 한(韓)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종로구에서 주최하는 한복토론회에서 문화재청과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소재 궁궐 관계자, 한복 대여업체, 한복 전문가, 지역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토론회는 ▲종로구의 한복 활성화 정책 소개 ▲주제발표 ▲패널토론 순으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는 ▲권미루 한복여행가의 '진짜 한복 가짜 한복' ▲한은주 ㈜로이스컨설팅 이사 한복 대여업체 중심 현황분석 연구보고가 있을 예정이다. 발표 후에 학계와 언론계, 한복 전문가, 한복 대여업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복 착용문화 개선 방향에 대한 토론을 하고, 청중과 질의응답 시간도 갖는다.

종로구는 이날 수렴된 의견을 모아 문화재청 고궁입장 한복 가이드라인 개정을 강력히 건의할 예정이며, 10월부터는 한복 착용자에게 음식값을 할인해주는 한복음식점 사업 내용을 '전통한복' 착용자에 한해 할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변경하는 등 우리 옷에 대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한복착용이 활성화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지만, 한복이라 부르기 힘들 정도로 변형되고 왜곡된 경우가 많아 너무 안타깝다."며,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 고유의 옷인 전통한복에 자긍심을 갖고 한복 제대로 입기 문화가 널리 확산돼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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