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북부의 생명선, ‘아콩키하’ 산맥이 선사하는 위대한 유산

고용철 기자 / 2026-03-03 03:26:23

(C) econoticias


지난 12월 11일, '국제 산의 날(International Mountain Day)'을 맞아 아르헨티나 북서부의 핵심 생태축인 아콘키하 국립공원(Parque Nacional Aconquija)이 다시 한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아콘키하 국립공원 측은 이날 발표한 특별 보고서를 통해, 이 지역 산맥이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북서부 아르헨티나(NOA) 지역의 생존을 지탱하는 '거대한 천연 수탑(Water Tower)'이자 생물 다양성의 보고임을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투쿠만주에 위치한 아콘키하 산맥은 해발 5,000m가 넘는 고산 지대부터 습한 밀림인 '융가스(Yungas)'에 이르기까지 수직적으로 분포된 다양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아콘키하 국립공원은 고산 지대의 안데스 환경과 저지대의 열대 우림을 잇는 생태적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수천 종의 동식물에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안데스 고유종을 비롯해 멸종 위기에 처한 재규어, 안데스 콘도르, 타루카(사슴의 일종) 등의 주요 거점으로서 그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받는다.

아콘키하 산맥이 '북부의 거인'이라 불리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수자원 공급 능력에 있다. 산맥의 울창한 식생과 만년설은 거대한 스펀지처럼 빗물을 머금었다가 인근 지역으로 서서히 방출한다.

농업 및 산업적 가치: 투쿠만주를 비롯한 주변 지역의 주요 사탕수수 재배지, 레몬 과수원 및 지역 산업체들은 전적으로 아콘키하에서 발원하는 하천에 의존하고 있다.
지역 사회 기여: 산기슭에 거주하는 농촌 공동체에 식수를 공급하고 농업 용수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경제의 근간을 형성한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이 산맥은 지역 공동체와 산업을 위한 환경적 중추(Ecological Backbone)이며, 이곳의 물 없이는 북서부 아르헨티나의 미래도 없다"라고 경고 섞인 강조를 덧붙였다.

아콘키하의 관리는 단순히 국립공원 관리청만의 몫이 아니다. 현재 25개 이상의 공공 및 민간 기관, 학술 단체가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협력하고 있다. 이들은 '아콘키하 보호 경관(Paisaje Protegido Aconquija)'이라는 틀 안에서 과학적 연구, 환경 보존, 그리고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통합 관리한다.

특히 과학계와 환경 단체는 기후 위기로 인한 빙하 감소와 강수 패턴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유역 보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다기관 협력 모델은 아르헨티나 내에서도 모범적인 지역 관리 사례로 손꼽힌다.

매년 12월 11일은 UN이 지정한 '국제 산의 날'이다. 올해 아콘키하 국립공원이 공개한 홍보 자료와 캠페인 영상은 이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들을 조명하며 산악 생태계 보전의 시급성을 알렸다.

산악 지대는 기후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 중 하나다. 아콘키하 산맥 역시 온도 상승으로 인한 식생 한계선의 변화와 수자원 고갈이라는 잠재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이번 보고서는 아콘키하를 보호하는 것이 단순히 자연을 지키는 행위를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물 안보를 확보하는 일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콘키하 국립공원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물과 공기, 그리고 풍요로운 대지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말이다. 아르헨티나 북부의 생명을 보듬는 이 거대한 산맥은 이제 보호의 대상을 넘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거대한 스승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콘키하의 가치를 인식하고 보존에 동참하는 것은 아르헨티나 국민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책임"이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저작권자ⓒ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용철 기자

고용철 기자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