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의 영혼을 만나다… ‘2026 ORE 원주민 예술 및 공예 박람회’ 아순시온 개최

고용철 기자 / 2026-04-20 03:48:20
- 4월 25일부터 이틀간 아순시온 ‘에스파시오 컬처럴 슈타우트’서 열려
- 15개 이상의 부족 참여, 전통 공예품 전시 및 공정무역의 장 마련
- 단순 시장 넘어 문화적 정체성 보존과 지속 가능한 경제 자립 모색


(C) The Asuncion Times


파라과이의 유구한 역사와 원주민의 예술적 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2026 ORE 원주민 예술 및 공예 박람회(ORE Indigenous Art and Craft Fair)’가 오는 4월 25일과 26일 양일간 수도 아순시온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파라과이 공예청(IPA)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2019년 첫선을 보인 이래, 파라과이 원주민의 문화적 유산을 시각화하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는 국가적 차원의 핵심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번 2026년 에디션은 아순시온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에스파시오 컬처럴 슈타우트(Espacio Cultural Staudt)’에서 개최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15개 이상의 부족이 빚어낸 ‘살아있는 박물관’
이번 박람회에는 아바 과라니(Ava Guaraní), 아체(Aché), 파이 타비테라(Paĩ Tavyterã), 음뱌 과라니(Mbyá Guaraní), 엔젯 수르(Enxet Sur), 엔젯 노르테(Enlhet Norte), 사나파나(Sanapaná), 니바클레(Nivaclé), 만주이(Manjui), 마카(Maká), 아요레오(Ayoreo), 이시르(Ishir), 차마코코(Chamacoco), 콤(Qom) 등 파라과이 전역에서 모인 15개 이상의 원주민 부족이 참여한다.

각 부족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기술과 소재, 그리고 세계관이 담긴 공예품을 선보인다. 방문객들은 단순한 상품을 넘어, 각 부족의 정체성과 영토에 대한 깊은 유대감이 서려 있는 예술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주요 전시 품목으로는 △카라과타(Caraguatá) 섬유와 면을 활용한 섬유 예술 △정교하게 짜인 바구니 공예 △화려한 깃털 장식 예술 △팔로 산토(Palo Santo) 나무를 깎아 만든 목공예품 등이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수 세기 동안 전해 내려온 조상의 지혜를 현대적 시장에 맞게 재해석한 것으로, 전통의 보존과 변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한 거래를 넘어선 ‘상호 이해의 장’
ORE 박람회는 단순한 공예품 판매 시장을 넘어선다. 파라과이 국가 공예 정책(National Handicrafts Policy)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 행사는 원주민 공동체의 경제 구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소통하는 ‘공정무역’의 장을 형성함으로써, 유통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원주민 예술인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박람회 기간 중에는 원주민의 전통 음악과 무용 공연,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예 워크숍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 사이의 대화를 장려하고, 원주민 문화를 파라과이 국가 정체성의 근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교육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무형문화유산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ORE 원주민 예술 및 공예 박람회’가 갖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2019년 창설 이후 매년 두 차례씩 성장을 거듭해 온 이 박람회는 원주민 공동체의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시장으로의 접근성을 확대함으로써 그들의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파라과이 공예청 관계자는 “이번 2026년 박람회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행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고 다음 세대에 계승하기 위한 재확인의 장”이라며, “원주민의 전통 지식 시스템을 존중하고 지속 가능한 제작 방식을 장려함으로써 전통과 발전이 어떻게 함께 나아갈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문화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파라과이의 문화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소외되었던 원주민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순시온의 봄을 수놓을 이번 박람회는 파라과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소중한 가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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