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바다, 거대 포식자의 위기: 아열대화되는 해양과 ‘메조텀’의 몰락

고용철 기자 / 2026-04-20 04:23:13


(C) ecoticias.com


해양 생태계의 정점에 서 있는 참치와 백상아리 등 거대 해양 어종들이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들 어종이 지닌 독특한 생리적 특성이 과거에는 생존의 열쇠였으나, 이제는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족쇄’가 되고 있다.

‘메조텀(Mesotherm)’의 역설: 생존의 무기가 위협으로
일반적인 물고기는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ectotherms)이지만, 참치나 백상아리 같은 대형 어종은 스스로 열을 생성하여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메조텀(Mesotherm, 중온성)’ 생물이다. 이들은 내부 열 발생을 통해 차가운 심해에서도 민첩하게 움직이며 사냥할 수 있는 진화적 우위를 점해 왔다.

그러나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이 우위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돌변했다. 수온이 상승하면 이들의 대사 활동은 비정상적으로 가속화되며, 체온 유지를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연구팀은 혁신적인 대사 측정 기술을 통해 어종의 크기와 온도 조절 전략에 따른 에너지 수요를 분석한 결과, 거대 어종일수록 열 배출이 어려워 ‘열적 콜라콜(thermal collapse)’에 빠질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메갈로돈의 멸종, 현재의 경고
기사에서는 과거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춘 거대 상어 ‘메갈로돈’의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의 위기를 경고한다. 메갈로돈 역시 높은 에너지 수요와 체열 발산의 어려움, 그리고 해양 환경 변화에 따른 먹이 사슬의 붕괴가 맞물려 멸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의 참치와 상어들이 겪고 있는 상황은 수백만 년 전 대멸종의 전조 현상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해양 생태계 전반의 연쇄 붕괴 위험
거대 어종의 위기는 단순히 특정 종의 멸종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해양 먹이사슬에서 상위 포식자로서 개체 수를 조절하고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종(Keystone species)’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이 서식지를 이탈하여 더 차가운 고위도 해역이나 심해로 이동함에 따라, 기존 해양 생태계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이는 결국 수산업 전반에 걸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전 지구적인 식량 안보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대응과 과제: 멈춰야 할 지구온난화
과학자들은 현재의 해수온 상승 속도가 어류의 적응 능력을 초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적 대응이 시급하다.

생리적 기준에 근거한 보존 전략: 단순히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어종별 대사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보호 구역 설정이 필요하다.
심해 및 냉수성 서식지 보호: 수온 상승의 대피처가 될 수 있는 심해층과 고위도 해역에 대한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국제적 기후 협력: 해수온 상승의 근본 원인인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국제 사회의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합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수온 상승으로 인한 거대 어종의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이미 대규모 서식지 이동과 개체 수 감소가 관찰되고 있으며, 이는 바다가 우리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와도 같다.

산드라 M.G. 기자는 본고를 통해 "거대 해양 생물의 취약성은 단순히 생물학적 문제를 넘어 지구 전체의 불균형을 투영하고 있다"며, "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곧 해양 생태계의 안정성과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일"임을 강조했다.

우리가 지금 당장 기온 상승폭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참치와 백상아리는 박물관의 화석으로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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