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전설의 고래 시쿠

김영민 기자 / 2015-10-08 11:13:34
북극의 대자연 배경 펼친 고래와 인간의 아름답고 슬픈 서사
2012년 아닌, 2048년 미래 설정 까닭 환경 오염 대한 경고
별숲출판사 출판, 청소년 권장 도서 자연 소중함 일깨우기 충분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최근 별숲출판사가 청소년에게 권장할 만한 책한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음의 힐링, 동물 사랑에 의미와 자연의 소중함을 잘 표현한 책, '전설의 고래 시쿠'다. 마치 북극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인한 에너지 확보의 희생양 고래 이야기를 닮았다.

'전설의 고래 시쿠'는 돈벌이를 위해 닥치는 대로 북극고래를 사냥하는 양키 고래잡이들과, 200년 동안 대를 이어 북극고래 시쿠를 지키려는 이누이트 족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소설이다.

인간과 고래의 시점이 교차하며 북극의 얼음 바다와 알래스카 툰드라를 무대로 벌어지는 거대한 모험 서사이다.

이 책을 쓴 작가는 뉴베리 메달을 수상한 '줄리와 늑대'를 포함해 주옥같은 청소년 문학을 100편 넘게 발표한 진 크레이그헤드 조지 여사다.

그는 특유의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문체를 매개로 인간 공동체와 동물 세계의 상호 의존 관계와 소통의 이야기가 장엄하고 뭉클하게 펼쳐진다. 그녀는 3년 전, 9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당시 이 작품은 미처 완성되지 못한 상태였으나, 여러 차례 검토와 수정은 거친 뒤여서 상당히 완성에 근접해 있던 상태였다.

▲ © 환경데일리

그의 아들들인 작가 겸 교육자 '트위그 조지'와 활머리고래 전문가 겸 생물학자 '크레이그 조지'박사는 여사가 세상과 이별하기 전부터 이 작품이 완성되는 데 아낌없는 도움을 주고 있던 터라, 플롯의 이음매를 다듬고, 타임 라인을 매만지고, 지형지물과 과학적 사실과 관련한 오류를 수정해 마침내 여사의 유작을 책으로 완성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대자연을 감동적으로 서사하는 여사 특유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체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책의 시간적 배경은 1848년부터 2048년까지이다. 양키 포경선이 북극해에서 마구잡이 고래사냥을 벌이던 19세기부터 알래스카 원주민 공동체의 보호를 받아 고래 개체수가 대량 학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길 바라는 21세기 미래까지 2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다루고 있다.

2012년이 아닌, 2048년이라는 미래까지 여사가 시간적 배경을 설정한 까닭은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와 환경 오염에 대한 경고이자, 자연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는 것이다. 돈벌이를 위해 고래를 마구잡이로 학살하고, 바다에 오염물질을 마구 쏟아내어 고래의 삶 터전을 훼손하고, 해저 지하자원을 발굴하기 위해 강력 초음파를 쏘아 대어 고래의 뇌를 손상시켜 떼죽음당하게 하는 인간의 행태를 드러낸다.

그녀는 활머리고래 시쿠의 일생을 통해 인간이 산업 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자연을 얼마나 망가트렸는지를 고발할 뿐 아니라, 시쿠를 지키려는 이누이트 소년 투자크와 그의 후손들의 노력을 이야기하여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꿈꾸었던 것. 이렇듯 이 책은 에스키모와 활머리고래 사이에 오랜 기간 동안 이어 온 세상에 다시없는 특별한 유대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1848년, 포경선들이 대서양을 싹쓸이해서 그곳 참고래가 거의 멸종 상태에 이르자, 고래를 찾아 포경선들은 북태평양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활머리고래들을 마구잡이로 학살하기 시작했다.

이누이트 소년 투자크는 바다로 나갔다가 활머리고래가 새끼를 낳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새끼 고래 시쿠의 아래턱에는 춤추는 에스키모 남자 모양의 반점이 있었다. 투자크와 시쿠의 특별한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시간이 흘러 스무 살 청년이 된 투자크는 양키 선원의 꼬임에 넘어가 활머리고래들의 집단 서식지를 알려 주고 만다.

고래들은 양키들에 의해 학살당하게 되고, 투자크는 샤먼에게서 고래의 저주가 내렸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 저주는 시쿠가 늙어 죽을 때까지 지켜주거나, 시쿠가 투자크를 구해 주어야 풀릴 수 있다.

투자크와 그의 후손들은 2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대를 이어 시쿠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마침내 시쿠가 투자크의 후손 '에밀리 투자크'를 구해 줌으로써 고래의 저주는 풀리게 된다.

그리고 곧 고래의 개체수는 다시 마구잡이 포경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게 된다. 19세기부터 200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양키 포경선의 마구잡이 고래 사냥 속에서 살아남은 활머리고래 시쿠와, 시쿠를 보호하려는 이누이트 소년 투자크의 감동적인 인연이 우리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글쓴이 진 크레이그헤드 조지(Jean Craighead George,1919 - 2012)
줄리와 늑대를 포함해 주옥같은 청소년 문학을 100 편 넘게 쓴 미국의 작가이다. 평생을 동식물 연구자이자 환경 보호 운동가로 살면서 문학을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르쳤다.

'전설의 고래 시쿠'는 크레이그헤드 조지 여사의 마지막 작품이자 유작이며, 여사의 두 아들 크레이그와 트위그가 책의 완성에 참여했다. 이 책은 인간의 시점과 고래의 시점이 교차하며 북극의 얼음 바다와 알래스카 툰드라를 무대로 거대 모험 서사를 완성한다. 대자연을 그려내는 크레이그헤드 조지 여사 특유의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문체를 매개로 인간 공동체와 동물 세계의 상호 의존 관계와 소통의 이야기가 장엄하고 뭉클하게 펼쳐진다. 

진 크레이그헤드 조지 장편소설, 이재경 옮김 228쪽 가격 1만원 | 발행일 2015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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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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