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에 철도선로 속도 제한조치, 근본적 대책 필요

최인배 / 2018-10-24 11:29:30
올 7개월 발령 건수, 지난 2년 합산치와 비슷
코레일, 철도시설공단, 대비는 턱없이 부족
임종성 의원 "임시방편 아닌 근본대책 나와야"

[환경데일리 최인배 기자]강도높은 폭염과 강력한 한파 폭설에 따른 철도운행의 안전확보가 허술하다는 주장이

▲임종성 의원

나왔다.

우리나라에 이상기온 현상이 증가하면서, 철도 운행에도 자주 지장을 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임종성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광주을)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총 111건에 불과했던 '한파 강설 등 이상기온에 따른 선로속도제한조치 발령'건수가 올 7개월 만에 165회로 증가했다. 이는 2016년부터 17년까지 2년 간 발령된 전체 선로 속도제한조치 건수인 177회와 거의 비슷한 수치다.

철도공사는 자체적으로 '고속철도운전취급 세칙'을 제정해 강설, 강우, 선로침수, 강풍, 폭염 등 이상기온현상 발생에 따라 속도제한조치나 운행제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철도공사는 올해 7월 경부선 천안아산~오송역 구간의 선로 온도가 섭씨 61.5도를 기록하자 이 세칙에 따라 2일 간 KTX의 운행 속도를 70Km/h이하로 제한했다. 당시 이로 인해 열차 지연과 승객 불편이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철도공사는 올해 선로 속도제한조치가 급증했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나 조치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폭염시 레일 온도저감을 위해 필수적인 차열성능 페인트는 철도공사 전체 고속선 연장의 10%에 불과한 52Km (전체 고속선로 연장 596.3Km)에만 도포돼 있고, 긴급 상황 시 레일 온도를 낮추기 위한 살수트로리 역시 천안아산역과 오송역, 약목기지에 각각 1대씩만 구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온도상승 우려개소에 배치된 자동 살수장치 역시 전국 17개소, 6.8Km 연장에 불과해 전체 고속선 연장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고, 강설 시 선로전환기 부근 적설을 막기 위한 선로전환기 히팅장치 역시 전체 3350개소 중 1598개소에만 설치, 47.7%의 낮은 설치율을 보였다.

임종성 의원은 "한반도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온 현상이 가속화되는 만큼, 앞으로 이러한 사례들은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면서 "철도공사에서 상황별로 열차속도를 제한하는 것 외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철도시설의 건설과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상기후에 따른 레일온도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선로 안전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폭염 대비 선로안전성 강화기준 개정' 연구용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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