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차관 "환경 정책 중요 시점, 직원들 허탈"
환경부 설립 이후 선거 출마 옷 벗는 경우 없어
국회의원실 "대통령실 조차 환경부 중요치 않아"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임상준 환경부 차관이 내년 410 국회의원 선거 출마(충남)에 나선다는 얘기가 나왔다. 임 차관은 7월 3일 대통령실에서 환경부 차관직으로 내려온 지 불과 5개월만이다.
▲임상준 차관 |
결국 총선용 인사였다는 환경부 안팎 쓴소리가 나오고있다. 당사자인 임 차관은 묵묵부담했다.
환경부 공무원노조위원장은 "안타깝고 장차관은 환경부 정책을 긴밀하게 협력해서 현장 중심으로 행보하는 공적 직책"이라며 "특히 기후위기 시대에 할 일이 산적돼 있는데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징검다리로 환경부를 택한 인사는 허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환경부 산하 노조 관계자는 "총선 출마는 성격상 본인 의지가 가장 중요하는데, 처음부터 이런 마음을 먹었다면 배신감 마저 든다."고 말했다.
임차관은 그간 40여 차례에 걸쳐 국회토론회, 환경 산업계 현장 등을 행보했다. 이 자리에서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통합허가제도와 규제 완화 등 환경정책, 녹색산업 발전을 돕겠다고 발언했다.
임 차관은 내려오기 직전까지 6월 가량 국무조정실에서 대통령비서실 국정과제비서관으로 있었다. 대선 이후 곧바로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관실 관계자는 "차관 생각을 다알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환경부 대변인실은 "전혀 몰랐고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내부는 환경부 설립 이후 차관으로 있다고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옷을 벗는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이런 발언 배경은 임 차관은 행보 때문이다. 차관은 환경부 관련 국내외 정책 컨트롤과 방향을 정할 정도로 환경분야 전문가는 아니여서 장관과의 교감이 어떻게 적용할 지 의문도 있었다.
결국 징검다리로 삼았고 환경부 내부에 리스크가 생긴 셈이 됐다. 전직 모 환경부 차관은 "정치적 비주류 낙하산 인사가 환경부에 내려온 장관이 아닌 차관 경우는 매우 중요한 보직인데, 정치인으로 꿈을 가졌다며 처음부터 환경부 자리를 배려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국회환노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대통령실 조차도 환경부를 정부부처중 중요하지 않는 부처로 판단한 모양"이라며 "환경부 차관이 몇 개월도 안돼 차출용 총선 출마는 부적절하고 환경부 전체 직원에게 좌절감만 줄 것"이라고 했다.
그간 역대 환경부 차관은 20명으로 임기는 길어야 2년, 대부분 14개월 내에 교체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다음 환경부 차관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인사는 이 모 국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역대 장관중 차관직에서 장관으로 승진된 케이스는 딱 3명, 6대 이만의, 7대 곽결호, 9대 이규용 장관 뿐이다.
한화진 장관에 이어 정부 2기 개각 개편 대상으로 리스트업된 상태다. 후보자는 2명으로 압축돼 있다. 이중 한 명은 현재 대학교수, 과거 MB정부에서 파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하지만 결격사유로 유보돼 있다. 현 정부 2기 내각 개편에 따른 장관 교체는 늦어도 12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