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풀뽑기

이동민 / 2015-08-27 12:22:00
1966년 8월 청와대 경내 풀뽑기, 예나 지금나 풀뽑기는 계속
기간제 근로자 투입, 도시미관 잡초제거작업 참여,농부들도 잡초와 전쟁

▲풀뽑기는 가을의 시작과 함께 벌어진다. 작업자 대부분이 나이 많은 여성들이 참여한다. 품삯은 넉넉하지 못한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정발산역 주변 문화광장 잔디밭 풀뽑기 작업 관경  © 환경데일리

[환경데일리 이동민 기자] 풀뽑기, 코스모스 핀 가을로 들어서는 시작중 하나의 작업이다.


폴뽑기, 무척 단순한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풀뽑기 관련 재미있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정확히 49년전 일이다. 1966년 8월, 청와대 주변에 풀뽑기 운동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비서실과 경호실 직원들이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박정희 대통령의 엄명이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때아닌 풀뽑기운동이 이렇게 시작됐다. 이 기사는 또 대통령 지시가 아니라면 1년가야 한번이나 손에 흙을 대볼까 말까할 이들이 새벽 6시반에 출근해 새벽이슬에 헤쳐가면 청와대 경내, 잡초뽑기에 동원됐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부지런한 인물이였다. 물론 청와대 전직원들이 명령에 의해 조조출근해 잡초를 뽑았으니 이 일이 싫을 수 있을 것이다.

▲ © 환경데일리

또한 잡초뽑기에 불참자는 그 사유를 보고하라고 까지 엄중지시했다고 하니 권력앞에서 어느 누구도 빠질 수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보도 끄트머리에는 대통령 측과 풀뽑기는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 것도 같은데, 박 대통령이 평소 청와대 직원들의 거동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에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외부 시선도 그럴싸하게 해석도 곁들어 소개했다.


예나 지금이나 풀뽑기는 이어지고 있다. 정원이 있는 곳에 잔디깎기 전용 기구에 달리, 일반적으로 지자체별로 8월말 9월중순까지 이어지는 풀뽑기 사업이 시작됐다.


고령자 일자리 지원차원의 사회사업이 풀뽑기는 제격이다. 큰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공원, 가로수길, 공공시설물이 있는 공간에 잡초 등 풀을 뽑아내고 솎아내는 일이 시작됐다.


풀을 뽑는 제초작업은 대부분 빨간색 코팅된 장갑낀 손으로 한다. 풀을 뽑는데 필요한 도구는 낫, 접낫, 괭이 등이 쓰여진다. 작업자들은 엉덩이를 풀밭에 붙이고 다람쥐가 자는 모양으로 허리를 굽힌채 풀을 뽑는다. 하루 작업시간은 평균 6시간에서 8시간, 하루 품삯은 5만원에서 6만원선이다.


물론 이런 풀뽑기 작업에 참여하는 것도 경쟁이 치열하다. 대부분 기간제 근로자로 구성돼 잡초제거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 © 환경데일리

경기도 고양시에 따르면 올 가을 잡초제거작업은 한달 동안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깨끗한 녹지조성에 필수적인 작업이라고 밝혔다. 동원된 기간제 근로자만 100여명이 달한다.

 
의정부시도 10월9일부터 4일간 열리는 제26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이 의정부시에서 개최됨에 따라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해 '아름다운 의정부 만들기'를 위해 범시민 풀 뽑기 운동을 편다.


잡초는 도로, 하천, 공원, 운동경기장, 공공시설 주변을 중점적으로 제거한다. 작업은 공무원, 동 주민센터와 자생단체, 민간단체, 유관기관 등의 시민 700여명이 참여해 시민이 체감하는 쾌적한 생활공간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풀뽑기의 가장 중요한 곳이 농삿일이다. 농사는 풀과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가장 힘든 것이 풀을 어떻게 다스리는냐에 따라 농작물 수확이 좌우된다.

요즘에는 일손이 딸리기도 하고 간편하게 제초제를 사용해 잡초제거를 한다. 문제는 제초제는 분명 화학약품으로, 주변 오염을 시킨다. 그래서 부지런한 유기농법 찬양 농부들은 손수 풀뽑기에 땀방울 흘리기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철 전후로 풀이 자라나는 속도는 가히 4G 속도만큼 빨라 상상을 불허한다. 단점도 발생한다. 등에 메고 잡초제거 작업에 쓰는 예초기에 등유 등을 쓰는데 엔진가동으로 발생되는 매연이 매우 치명적이다.


이처럼 번듯한 도시나 구석진 시골이나 풀뽑기, 잡초제거 작업은 세월이 가도 변함이 없다.


요즘 청와대 경내 잡초제거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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