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섬 전문 연구기관 도약 실현 나서
사르데냐 연구소·OTIE 교류 협력 '첫 단추'
도데카네스 상공회의소·EPOT 관광 협약
지속가능한 관광, 공정관광, 녹색관광 공유
한국섬포럼 및 EU 수준 섬 행사 상호 참여
오동호 원장 "섬 연구 선도…중심기관"위상
[환경데일리 김정현 호남취재본부 기자]한국섬진흥원은 8개 시도 합동조사연구단을 꾸려서 11일 간의 일정으로 이탈리아 등 3개국 '에게해 반도국가'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합동조사연구단 구성은 한국섬진흥원 연구진을 비롯해 목포시, 전남, 경남, 전북, 충남, 통영시, 태안군, 홍성군 소속 공무원 10명이 참여했다.
12일 한국섬진흥원에 따르면, 이번 조사연구단은 지난해 이탈리아가 개정한 헌법 제119조를 인용해, 섬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섬으로 인한 불이익을 극복하는 섬의 권리 회복 목적을 뒀다고 밝혔다.
한국섬진흥원(KIDI)은 이번 '에게해 지역'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섬 전문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동호 원장은 이탈리아 사르데냐, 시칠리아 섬 방문에 이어 그리스 도데카네스지역 상공회의소, EPOT 관광 싱크탱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 개발' 조사·공동연구하고 에게해 지역 '섬지역 정책과 관광활성화' 모델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섬진흥원이 역점사업으로 두고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은 방문객과 섬지역 공동체의 요구를 충족하며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는 방안을 찾는데 있다고 전했다.
특히 탄소중립 국제사회의 공동된 의제를 가지고 생태관광의 이면까지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시스템 구축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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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해 그리스 섬 지자체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이미 세계관광기구(UNWTO)는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지속가능한 관광과 공정관광, 녹색관광 등을 권장 유도하고 있다.
조사단은 한국섬진흥원을 중심으로 체계화된 연구와 현장 조사를 기반으로 섬 주민에게는 '살고 싶은 섬', 관광객에게는 '찾고 싶은 섬'의 두가지를 공유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에게해 반도국가들의 장점을 살려 국내 섬 정보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섬의 미래를 여는 국책 연구기관으로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합동조사연구단은 눈여겨 보는 에게해 섬인 시칠리아, 산토리니 등 현장을 토대로 조사를 통해 우수사례를 벤치
마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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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섬진흥원 오동호 원장은 합동조사연구단장으로 도데카네스 상공회의소와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 오른쪽은 야니스 빠뿌 회장 |
또한 다도해를 보유한 유럽 반도국가를 방문한 점이 주목하고 있다. 이탈리아, 그리스는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유사해 국내 섬 발전에 적용할 수 있는 사업, 정책사례를 국내에 도입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섬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섬은 총 3382개, 이중 유인도 464개다. 에게해 지역은 1415개 섬중 유인도 400여개에 달한다.
현지 조사단은 이탈리아 사르데냐 연구소(Sardegna Ricerche, 소장 세라 마리아 아순타)와 OTIE(Observatory of Tourism for Island Economy, 소장 지오바니 루게리)를 방문했다. 사르데냐 연구소는 사르데냐 섬 칼리아리에 소재한 지역혁신 전문연구기관으로, 유럽지역개발기금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사르데냐 발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관이다.
한국섬진흥원은 지난 8일 세라 마리아 아순타 소장를 비롯한 사르데냐 연구소 관계자들과 상호교류 방안을 협의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에 양 기관이 공동으로 조사, 연구 협력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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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OT 관광 싱크탱크 업무협약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우측은 안다 카라야니 회장 |
9일 시칠리아 섬 팔레르모에 본부를 두고 있는 OTIE 지오바니 루게리 소장을 만나 상호 학술교류, 연구정보 공유, 반도국가 섬 네트워크 구축 등에 공동 협력에 서명했다.
OTIE는 지중해 연안의 7개 EU국가(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그리스, 몰타, 키프로스) 공공기관, 대학,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지중해 지역의 지속가능한 섬 관광경제 발전 네트워크다. 200여년 역사의 팔레르모 대학과도 섬 관광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지난해 이탈리아 헌법 개정 내용 등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섬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개정 헌법에는 섬들이 다른 모든 이탈리아 영토와 동등한 출발점을 가지고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새겨졌다.
11일 조사연구단 일행은 그리스 앙겔리키 촌드로마티도우(Angeliki Chondromatidou) 지속가능한 개발 및 관광 총괄이사 등을 만나 남에게해 지자체 관계자들과 간담회에서 국제교류 파트너십을 맺었다.
남에게해 지자체는 로도스 섬 내 설립하는 국제월드센터에 한국섬진흥원 참여와 함께 대한민국 섬 일부를 브랜딩해줄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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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르모대학에서 OTIE 간담회 |
이어 한국섬진흥원은 도데카네스지역 상공회의소(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 of Dodecanese, 회장 야니스 빠뿌), EPOT 관광 싱크탱크(EPOT 회장 안다 카라야니)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데카네스지역 상공회의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양국의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교류를 촉진하고, 한국섬포럼 및 EU 수준의 섬 행사 등에 상호 적극 참여키로 했다. EPOT 관광 싱크탱크와 협약을 통해 양국의 지속 가능성 관행 도입 및 채택에 대한 지식을 교환하고 지속가능한 관광관측소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지식과 방법론도 공유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에도 UNWTO가 운영하는 지속가능한 관광관측소가 들어설 전망이다. 한국섬진흥원은 벤치마킹 등을 통해 관측소 구축에 적극 검토키로 했다.
관측소는 7~8개 지표 설정 후, 지표에 따른 조사 및 연구가 이뤄진다. 지자체, 섬 연구기관, 대학, 민간단체 등에서 자료수집과 함께 관광객, 지역공동체 대상 설문조사 추진을 통해 연간 보고서가 발표된다. 이는 UNWTO 제출 및 지자체 공유를 통해 정책 수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섬진흥원은 이번 조사단 1차적인 성과는 에게해 반도국가와 간담회 등을 통해 국내 섬 정책과 사례를 발표하
며, 국제적인 섬지역 교류와 협력을 촉진코자 노력했다. 아울러 이탈리아와 그리스 섬 관련 기관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국제적인 섬진흥 협력망을 구축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의 섬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섬진흥원은 영문판 누리집을 오픈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섬 아젠다 개발을 위한 '한국섬포럼'을 정례화하고 국제적 공유의 장을 마련한다. 지난해 '제2회 한국섬포럼'을 통해 한·중·일 국제학술대회를, 23개국 주한대사를 '한국 섬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한국섬진흥원은 지난해 말 일본을 방문해 이도센터와 협업을 강화하고 국내 섬과 일본 섬(이키노시마, 하치조지마) 지역간의 교류를 주선, 인구소멸 및 섬 소멸 등에 공동 대응하는 등 혁혁한 성과를 냈다.
올해는 에게해 지역, 내년에는 뉴질랜드 및 남태평양과 의 교류협력 등 섬 나라, 반도국가 다자간 협력체계를 결성한다는 복안이다.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은 "'미래를 잇는 섬, 세계로 나가는 섬'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국내외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섬 개발,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번 합동조사연구단의 조사내용 등을 활용해 우리의 섬도 지속가능한 섬,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해외 섬 지자체간 교류와 우수정책사례 도입을 통해 우리나라 섬을 널리 알리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