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사회학 관점서 환경 그대로 있을 때와 없을 때 확연한 차이
명절 교통체증 '유령 정체'잘 보여줘, 환경의 중요성 '앎' 절실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요즘 책방에 시선 집중되는 책 '세상물정의 물리학'과 '세상물정의 사회학'이다.
매우 복잡한 교과서적인 느낌이 올 수 있지만 전혀 색다른 맛이 있다. 세상물정의 물리학이나 사회학을 놓고 "오고가는 뒷담화가 풍성해지고 있다. 마치 잘 익은 홍시처럼 누구에게도 먹음직스럽게 탐스럽게 다가오고 있다."고,..
"당신의 삶은 세계의 사건 중 한 조각이 아니라 세계의 사건 전체"라는 물리학자 슈뢰딩거의 말로 시작되는 '세상물정의 물리학', 매우 걱정스럽지 않게 눈에 들어온다.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복잡 융복합 시대에 사람이 사람들을 위해 세상 이치를 다 깨우치지 못할 만큼 세상의 물정은 막막하고 한편으로 무섭게 스며들고 있다.
정치인에서 부터 경제학자, 자치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세속의 모든 물정을 다 아는 듯 큰소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세상의 물정은 늘 반전이며 또 다른 곳에서 늘 활개를 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지식층일수록 이런 반전을 스스로 가지고 있다. 물론 세상물정의 물리학과 사회학에 논리와 이론상에 접근하는 방식이 힘이 부칠 수 있다. 학창시절 교과서나 문제집에 나온 해답만 색연필로 열심히 밑줄을 그었던 기억처럼 말이다.
'세상물정의 물리학'의 내용이 좋다며 추천사를 쓴 한 교수는 세속의 이치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니 그 빈자리의 허전함을 이 책으로 채우라는 인심으로 읽힌다. 사회학을 씨줄로, 물리학을 날줄로 삼아 촘촘히 엮은 옷이라면 갈수록 혼돈스럽고 각박한 세속의 삶을 조금이나마 지혜롭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넉넉한 인심이다. 그 '인심'이 바로 융합, 혹은 통섭의 근본이라고 했다.
그럼 MB정부 시절 가장 많은 인심으로 풀어놓은 하나는 환경, 친환경, 저탄소다. 이렇게 훌륭한 고부가가치인 환경을 제대로 사용했는지, 성과는 뭔지 밑줄 그었던 당시 답안지에 오답 투성이 됐다. 이유는 뭘까.
환경을 물리학과 사회학으로 해부해봐야 하는 대상이 아닌 오직 정치학으로 끌어냈기 때문. 그러면서 단연 '환경은 스스로 자생한다'고 친환경론자들을 반박했다. 지금 어디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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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데일리 |
세상물정을 모르는 답은 가공한 결과의 댓가를 크게 치루고 있다. 환경의 하나를 지우고 또 하나의 환경을 재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수백배의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공식은 정부, 학계나 산업계도 인정한 부분이다. 환경앞에는 그 어떤 물리학이나 사회학으로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는 많다. 과거 새만금 간척사업때, 찬성했던 지역민들이 환경부 장관에게 신발이 날렸던 기억은 그때의 세상물정이 얼마나 왜곡되고 과대포장되는지 잘 보여줬다.
환경공학자들 사이에서도 정치의 야망에 따라, 세상물정에 따라 물리 사회학을 피를 팔아 정치학으로만 되팔아먹었다. 매우 위험천만한 오류의 표본화가 됐다.
환경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이라고 따지거나 묻는 일은 부질없다. 저자의 말처럼 표준적이고 전통적인 물리학에는 '지금, 여기'란 없고, 물리학 논문에는 '나'가 없다. 사회학에서 '공통적인 개념', "함께 있으므로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했다. 곱씹어 볼 대목이다.
환경공학을 물리학, 사회학적으로 보는 학자는 몇이나 있을까. 갈수록 환경범죄가 늘어난 것은 환경의 물리학이나 환경의 사회학이 융복합 시대에 부작용으로 발생한 비극이다.
세상물정은 그러한 통념에 대한 반전을 시도한다. 물리 사회학을 통해 '지금의 환경', '앞으로 환경'이 갖는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풍토가 깐깐하게 제도화돼야 한다. 환경을 가지고 다양한 경제가 되는 컨설팅을 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환경의 다양한 현상을 예측 분석하고, 그 현상에 둘러싸인 비용과 이익배분, 기업의 흥망성쇠가 좌지우지 된다는 점도 공식화됐다.
이들 책속에는 ▲상식의 배반, 양식의 딜레마 ▲고물상 강 씨네 집을 위하여▲ 인터스텔라와 과자 허니버터칩 성공 비결 ▲명절 교통 체증 원인 ▲프로야구팀들 이동 거리 최소화 일정 짜기 ▲메르스 전염병 확산 막는 골든 타임, 등 미쳐 쉽게 지우고 지냈던 것들을 성실하게 답을 준다. 이 책은 과학적 도구로 현상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판적이며 지혜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그것은 가끔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물리적'으로 뛰어넘는다.
환경이 돈이 된다는 것 확신하다. 그 언젠가는 재벌 대기업에서 환경산업에 올인하는 날 그리 멀지 않았다. 환경산업은 어느 산업보다 더욱 공정하고 치밀하게 공유해야 한다. 환경이 한 정치세력의 희생물로 공물바치듯 해선더욱 안된다점도 세성물정의 진리다.
이를 극복하는데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지금의 도심속 늪지대가 있는데, 이를 매워서 건물을 짓는 것과 그대로 잘 보전하는 것의 생산적 가치를 통계물리학으로 보면 잘 나타난다. 환경은 그대로 있을 때와 없을 때는 확연하게 차이를 보인다. 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과거 이를 공공의 소유물로 보지 않는, 즉 모든이들의 지적재산권으로 보지 않는 세상물정 모르는 계산법때문에 그 동안 셀 수 없을 정도로 곳곳이 매워졌다. 찌든 도심을 벗어나 힐링이나 웰빙으로 더많은 물질을 쏟아붓는 이상한 경제구조가 나라를 더 어렵게 한다는 논리다 충분한 항변이다.
또하나는 명절 연휴 고속도로 교통 체증의 원인이다. 차가 많아지면서 교통 흐름이 느려지는 이유는 운전자의 반응시간이 보통 1초 때문.100대를 한 줄로 연결하면 시속 60km에 도달할 때까지의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앞 차가 움직여야 나도 가속페달을 밟는다. 이런 식으로 100대가 시속 60km로 움직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내 차선 보다 옆 차선이 잘 빠지는 것으로 착각, 반복적으로 왔다갔다는 것도 배기가스 배출은 극심해지고 시간과 연료를 더 든다. 차가 많아도 모든 차가 같은 거리와 같은 속도로 달리면 정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앞 차가 살짝 브레이크를 밟아도 뒤 차는 급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차가 별로 없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차가 많으면 앞 차의 작은 교란도 바로 뒤차로 전달된다. 이를 '유령 정체(phantom traffic jam)'라고 한다.
산업도 마찬가지다. 복잡해지고 난잡해질 수록 사회적으로 고비용 지출은 심해진다. 그 후폭풍으로 그중 하나가 공중보건의 취약해 발생한 메르스, 녹색을 포장한 4대강이 좋은 본보기다.
매우 최첨단, 최고의 기술력으로 완벽하게 차단될 것처럼 홍보했지만, 인간이 극복할 수 없는 세상물정에는 반물리학, 반보건학, 반토목학, 반환경학 등이 늘 도사리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물리학을 통해 세상물정을 파악하는 일은 한계가 완전할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사회학이든, 물리학이든 목표는 같다.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갖자는 것. 저자들은 '집단지성'과 '우매한 대중'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이성적인 지성과 합리적인 판단은 결국 '앎'에서 시작된다.
환경의 중요성을 '앎'을 깊이 한발 더 다가갈수록 더 큰 보물단지가 숨겨져 있다는 점 잊어선 안된다. 세상물정은 갈수록 복잡하고 변화무쌍해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지만 그럴수록 그것을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대목을 소개하면, 상식을 자극하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보수정당은 '서민'의 표를 얻고, 경제정의를 외치는 진보정당은 '빈민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