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병,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김정현 호남취재본부 / 2022-05-16 11:03:11
생동감 빼앗은 코로나19 2년 일상 모습 스케치
카뮈 예언처럼 자신의 소설서 미래 악몽 관통
5월16일 기준 사망 2만3400명, 확진 1800만명
'산 자 죽은 자' 경계 무너진 예측불허 사회
생존 경계 국경무너져 기후위기까지 겹쳐
"아빠 집에서 일해","내가 옮기면 어쩌지" 걱정
▲산 자와 죽은 자의 이별시간, 서울시립승화원 일상은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유가족의 통곡은 멈추지 않았다.

[환경데일리 김영민/ 김정현/ 장수익/ 문종민/ 고용철 기자]코로나19 발발 2년, 5월 16일 기준 사망자만 2만4000명을 육박하고 있다. 확진자만 2000만 명을 턱 밑까지 왔다. 그야말로 생지옥이다. 준비 없이 곁을 떠나 가족구성원이 깨지고, 빈 자리만 더 크게 남고 있다. 삶이 피폐해졌고 희망 없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맴돌았다.

진땀과 식은 땀,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거나 혹은 넘지 못한 이들도 수 천명에 달했다. 염려되는 건 여전히 진행형이라 번잡한 도시민들은 분주하고 많지만 외로운 섬들이다. 풀 한 포기 보기 힘든 사막과 같은 풍경이다. 모든 일상이 바뀌고, 무너졌고,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사회 시스템은 봉쇄로 생이별과 후유증은 헤아릴 수 없게 됐다. 슈퍼 바이러스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예외가 없다는 사실도 경고했다. 코로나 대참사 재앙 속에 지난 2년 동안 취재 과정에 담은 사진을 간추려 목격자 마음으로 기록했다.

▲마치 영화 부산행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코로나열차가 된 KTX, 해외에서 들어온 승객들을 따로 마련된 객실내는 격리된 채 운행했다.사진 김영민 기자

   

"식당에서 손님 잠깐만요 열체크 좀 할게요 '정상입니다' 학교에서 학생 잠깐만요 열체크 좀 할게요 '정상입니다'


중략,.

다시 한 번만 잴게요 이게 뭐라고 떨린다 '장상입니다' 이게 뭐라고 웃는다. 임진초등학교 박서윤 학생 '두근두근' 시 내용이다.


▲긴 가뭄, 매마름, 폭염의 시즌이 다가왔다. 코로나 시즌이 끝난 것 같지만 끝난 것이 아니다. 제3의 바이러스 창궐에 대비가 중요해졌다.


▲남양주시 별내 아파트 내 마련된 전시 사진 중 아이들과 함께 뛰어 놀 수 없는 시대라고 표현했다.


팬데믹, 기후위기와 질병 재난의 시대, "모두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인사말이 뭉클하게 한다.

어린이, 청소년, 노인층이 받은 기후위기와 사회에서 받은 불안감은 무력감으로 키웠다. 가깝던 이도 만날 수 없고, 어딜 가도 반기지 않는 스스로 행동을 제어하는 통제된 울타리가 가든 경험이 자연스러워졌다.


아이들 사이에 쉽게 꺼낸 단어들을 보면, "갇혀있기 지겨워", "살쪘어", "아빠는 집에서 일해", "외로움", "내가 옮기면 어쩌지", "나가고 싶다". "답답하고 우울해" 등이 많았다.


코로나의 시간은 긴 암흑의 터널 안에서 해야 할 일들을 손 놓아야 했고 모두와의 단절, 격리로 매일 죽음을 마중했다. 화장장의 산산이 가루로 부수는 기계는 무심하게 식을 틈이 없다. 축하해야 할 결혼식장이나 애도는 커녕 찾는 이 없는 장례식장은 인생사를 매우 닮아갔다. 심적 트라우마는 더 켰다.

▲울릉도 한 마을에 설치된 미세먼지 쉽터, 이제는 감염병 대피소가 필요해졌다.



▲만 2년 동안 팬데믹 이후 더 많은 쓰레기는 늘어났고, 자연생태계는 더욱 감당하기 힘들어질 만큼 파괴와 훼손이 반복됐다. 특히 개발이익이라는 미명으로 갈등을 유발하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관련 이해당사자들간 갈등은 전혀 줄지 않았다. 언론보도 역시 스포츠 중계식의 기사로 도배가 일상이 됐다. 자연보호에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진 장수익, 문종민, 김영민 기자 


'코로나(COVID-19)'는 전 세계인들의 공통어가 됐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올만큼 일상에서 우울감과 무기력증은 먹구름처럼 짓눌렸다.


흔히 평범함의 단어인 '여겼다'와 같이 면도날을 입에 물고 있는 듯 얼굴 반을 가린 마스크는 무언(無言)의 시위 침묵으로 매일 마주했다. 

싸스, 메르스 때 까지만 해도 감염병은 특정인들에게 적용되는 "나와 무슨 상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마스크는 황사때 잠깐 쓰는 걸로 여겼다. 감염병이 기후위기 탓이라는 인식도 허구라고 미칠 듯이 여겼다.


그러나, 코로나 2년을 훌쩍 넘게 지금, 강력한 바이러스는 환경오염으로부터, 생태계 파괴로 부터, 쓰레기 대란으로부터 깨진 틈새로 스며든다는 걸 뒤늦게 일깨우게 됐다.

▲곁에 사람들은 있으나, 눈길조차, 기침 한번 편안하게 할 수 없게 됐다. 온기가 없는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다. 


▲부자연스런 사회, 퐁족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미쳐 준비하지 못한 생명을 지키는 물건들이 라이프 스타일을 통제했다.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거대 산불과 가뭄, 매마름, 멸종위기종 증가, 폭염, 긴 무더위, 한파, 강력한 태풍, 바닷물이 육지로 범람까지 흔한 뉴스를 접하고 있다.


막상 마스크를 벗는다고 하지만,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방역의 한계와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에 극한 대립의 한 가운데 놓인 지구인들은 "이렇게 우리는 나약했던가" 속수무책으로 추풍낙엽처럼 숨 쉴 틈조차 내주지 않았다.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어떤 곳도 안전한 피난처가 없다는 것도 체득됐다. 위기에는 결말이 없다는 참담한 상실감이 길어졌다. 우려되는 건 또 언제쯤 더욱 무시무시한 지옥불 같은 바이러스가 폐부를 찌를 지 알수 없다.


지구 인구 중 1500만 명 이상이 생명을 잃었다. 우주비행선이 자유롭게 지구를 벗어나 우주탐험하는 2022년, 마스크 하나에 의존하는 나약함을 발견한 건 우연이 아니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PEST)'은 논픽션에서 팩트(Fact)화 된 예언적인 텍스트에 주목해야 한다. '페스트' 내용처럼, 무서운 전염병이 휩쓴 사람들의 각기 다른 모습 속에서, 어떻게 재앙에 대처하는지, 또 서로 다른 태도와 인간의 본성을 잘 드러낸 작품이 수십 년을 관통해 유효했다. 잔혹한 현실과 죽음 앞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것 인간 생존의 본성이지만, 그 속에서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인간 존엄성을 찾아볼 수 있는 문제작이었다.

21세기 지구촌에 모든 이들에게 풍요함이 생명을 대신할 수 바꿀 수 없다는 공식이 생겼다. 팬데믹 안에 사는 우린 손이 쥐어진 물질만능도 스스로 구원할 수 없고 한 순간에 한 줌이 됨을 각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은 죽지 않고 또 다른 분열하듯 'l'll be back' 곧 돌아올 지 오는 지 대비해야 한다.

안전한 사회, 번영의 국가를 위한 출구 찾기는 정치만 바라보는 건 한계가 있다. 다함께 협업이 중요해졌다.

서울 지하철에 내 걸린 한 편의 시(이영춘 작품)로 사람과 사람의 온기가 소중함을 갈무리한다.

"남편은 부엌에서 마늘을 찧고

나는 거실에서 책을 읽고

베란다에선 앵무새가 제 짝을 부르는지

목청 터지도록 울어대고

고요로운 햇살 두 볼을 만지작거리며

살금살금 거실로 발을 옮기는데

발길에 묻어오는 아침 나절의 햇살 풍경

풍경 속에서 칼도마 두드리는 소리

참, 맛있다."

 


▲카뮈는 마치 예언자처럼 자신의 소설에서 미래의 악몽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팬데믹 워킹의 제목처럼 아이의 얼굴을 알수 없을만큼 마스크로 가려져 성장해야 하는 불편한 삶을 그려낸 백준승 작가 작품이 우리의 모습이다.

▲서울역 대합실, 사람이 모여야 하는데 사람들이 없다. 도시는 곧 사람이고 젖줄이다.사람을 가깝

게 할 수 없는 도시는 죽은 도시이자 무인도다. 거리두기는 도시의 생기를 온통 빼앗았다. 

사진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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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호남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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