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멸종 급속하게 빨리지면서 인류까지 위협
멧돼지, 인간 외 상위 포식자 사라져 개체 수 증가
UNFCCC 목표로는 전 세계 기온 상승 2℃ 억제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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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숲에 기존 나무 숲을 수백만 헥타르 태우고 그 자리에 라면 원료 등을 생산하는 팜유나무를 재배 하기 위해서 범죄를 자행했다. 이 과정에서 극히 극적으로 산불에서 구조된 생후 7개월 된 오랑우탄 오탄이 구조대로부터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제공 그린피스> |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한 생물종의 멸종, 그 영향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후변화가 생물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펴내며 야생 호랑이, 코끼리, 코뿔소의 멸종이 인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답해야 할 급한 상황까지 왔다.
이를 위해서 우선 육상 및 해양 생태계가 지구 상의 생명을 지탱함에 있어 생물다양성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토양 미생물이 탄소, 산소, 질소 순환 작용에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 그 외 해양 미생물이 이산화탄소 흡수 과정에 일조한다는 점, 산림이 물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고 곤충이 수분(pollination)이라는 중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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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을 잘 보호하는 것과 훼손하는 차이는 엄청난 경제적 생산적인 가치를 부여한다. 결국 사람 인 류를 더 이롭게 한다는 명제는 변함이 없다. |
호랑이나 코끼리와 같이 생태적으로 상징성이 큰 동물이 지구 상에서 사라질 경우 실로 막대한 환경 변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하나의 종이 멸종한다는 것은 어쩌면 표면적인 현상일 뿐이고 그 배경에는 더 심각한 원인이 있어 인류의 삶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사실 먼 미래나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가 아니다. 상위 포식자가 없어 개체 수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멧돼지가 서울 도심에 출몰한다는 뉴스에서 알 수 있듯 이는 이미 우리 삶 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경우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는 개체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생태계 구조를 꼽는다. 한 번에 5~6마리의 새끼를 낳는 멧돼지는 호랑이가 사라진 현 생태계에서 인간 외에는 상위 포식자가 존재하지 않아 개체 수가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멧돼지 출몰한다고 사살하는 비극적인 모습
관련 당사자가 누구이며, 이러한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어떻게 될까요?
기후변화의 모든 여파를 총망라하여 전달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계자연기금(WWF)이 판단했을 때 우선순위에 있는 대표적인 생물종을 선별하고 그 외 일반 대중에게는 덜 알려져 있지만 지구의 생태학적 균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종도 몇 포함, 기후변화가 이들 생물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WWF가 2014년 발간한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에서 도출된 결론은 명확하다. 지구의 생물다양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어류, 양서류 1만여 종을 선별해 측정한 결과 1970년부터 2010년까지 척추동물의 개체 수가 절반(52% 하락)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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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개체 수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기후변화이며,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추정에 따르면 조류 종의 35%, 양서류의 52%, 조초산호(reef-building corals)의 71%가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에 특히 취약한 상태다.
기후변화가 생물종에 미치는 영향은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세계 평균 기온은 이미 1880년 이래 0.85℃ 상승했고, 현재 각국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한 목표로는 전 세계 기온 상승을 2℃ 이내로도 억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분명한 것은 기후변화가 대단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동식물이 많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내놓은 제5차 평가보고서 역시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후변화가 생태계 및 야생생물에 대한 부담을 고조시킴으로써 지구 생태계를 제 6의 대멸종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구 생태계 제 6 대멸종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사실
더욱 우려스러운 일은 이미 위기에 처한 생물종의 다수가 기후의 교란에 특히 취약한 양상을 보이는 지역에 분포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생태학적, 행동학적, 생리학적, 유전적 특성에 변화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1961년 당시 멸종 위기 종을 막기 위해 설립된 WWF는 생물종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서식지, 생태계 전반에 대한 보전 노력이 수반돼야 함을, 이는 자연에 대한 인류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일, 즉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생태발자국을 줄이는 일과 분리될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이에 생물다양성과 생태발자국이라는 두 가지 큰 축을 중심으로 산림, 물, 기후와 에너지, 식량, 야생생물, 해양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보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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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한국본부 윤세웅 대표 |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윤세웅 대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자연을 보전하는 데 각계각층과 협력하는 것만큼 여러분의 관심이 중요하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변화는 서식지 변화와 남획(over-exploitation), 오염, 외래 유입종 등과 같이 생물다양성의 파괴를 야기하는 여타 요소들의 영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IPCC의 2014 평가보고서(2014 Assessment Report)에서는 많은 육상 담수 해양 생물의 지리적 행동 반경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이미 변화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반면 일부 생물은 그 대응 속도가 느려서 기후변화에 맞춰 적응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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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제공 |
기후변화로 인해 대나무 숲의 분포가 이동할 경우 대나무를 주식으로 하고 이 지대를 서식지로 삼고 있는 대왕 판다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판다 군집이 파편화된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는 특히 위험한 문제가 된다.
다른 식물에 비해 대나무는 재생산 주기가 매우 한정적이라는 점도 중요한 요소이다. 대나무는 그 종에 따라 15년에서 120년만에 한 번씩 꽃을 피우고 생육하는 종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속도가 매우 느리다.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판다의 서식지에서 사라지는 대나무 종이 상당수에 이르고있다. 이 중 기후가 맞는 지대로 옮겨가는 종도 있으나 상당한 서식지 소실을 보이는 대나무 종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로 인해 대나무의 분포 및 종 다양성이 감소하게 되면 대왕판다의 먹이 확보에 큰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
판다, 대왕고래, 아프리카 코끼리, 북극곰, 오랑우탄, 바다거북 위기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친링, 다샹링, 충라이산 산악지대에서 대나무 숲 면적과 다양성이 가장 심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반면에 서북지역에 위치한 민산, 량산 산악지대에서는 대나무 숲이 증가할 수도 있다.
대나무 숲이 판다의 생존과 보전에 필수적인 만큼 기후변화로 인해 어떻게 영향 받을지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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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제공 |
기후변화는 북극곰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이다. 북극의 기후 온난화는 세계 평균의 약 2배 속도로 진행 중이며, 해빙이 녹고 남아 있는 해빙의 두께도 얇아지는 등 북극곰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 북극곰은 해빙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번식을 하는 바다표범을 주로 사냥하기 때문에, 해빙 감소로 인해 사냥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고 사냥하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얇아진 해빙이 바람과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면서, 북극곰이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떠내려 가는 가능성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북극곰은 공해를 헤엄쳐서 튼튼한 얼음 덩어리를 찾거나 육지로 돌아와야만 한다. 해빙 감소가 증가하면 북극곰이 익사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고 먹이를 찾아 인간 주거지 근처로 점차 접근하게 됨에 따라 인간과의 갈등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새끼 북극곰의 생존도 해빙의 조기 분열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어미가 새끼를 데리고 굴에서 나오면, 주 먹이가 되는 바다표범을 찾기 위해 해빙으로 가야한다. 강우 형태의 변화 역시 어미와 새끼가 미처 빠져나오기 전에 굴 천장을 무너뜨려 어미와 새끼를 악천후와 포식자의 위협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바다표범은 북극곰이 주로 잡아 먹는 고칼로리의 먹잇감인데, 이들의 생애주기 역시 북극곰의 생애주기만큼이나 해빙이 녹는 것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속도로 해빙이 계속 감소할 경우 북극곰의 여름철 서식지로 적합한 면적은 21세기 중반까지 42%나 감소할 전망이라고 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해빙 서식지의 유실로 인해 21세기 중반까지 전 세계 북극곰 개체수의 3분의 2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극곰과 북극의 해빙 생태계를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은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막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 차원의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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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제공 |
기후변화는 인도네시아의 산림에 추가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오랑우탄의 생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
향후 인도네시아 제(諸) 도서에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량 폭증이 예상됨에 따라, 홍수와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기후 모델에 따르면, 2025년까지 연간 강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우량 증가는 산림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오랑우탄이 선호하는 식물의 성장 속도와 번식 주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용한 먹이의 양이 줄어들어서 암컷의 생식 능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자연생태계 보전은 인류 공존으로 이어지는 열쇠
기후변화는 심각한 가뭄 역시 발생시킬 수 있어, 이미 오랑우탄의 서식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산불의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다. 1997년에 칼리만틴(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수백 만 헥타르의 산림이 전소됐는데, 해당 지역에 서식하던 수많은 오랑우탄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기후변화가 오랑우탄의 서식지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산림 파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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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제공 |
아프리카 코끼리는 제4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보고서(Fourth Assessment Report of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IPCC)에 따르면 2080년까지 건조지와 반건조지가 5~8% 증가할 것이며 아프리카 일부지역에서 심각한 가뭄이 더 빈번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에서 상당수의 상록수가 사라지고 낙엽수와 높은 온도를 잘 견디는 풀들이 대신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식생변화는 수자원의 양과 흐름에 영향을 미쳐 생태계의 기능과 구조에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식물·동물군의 지리학적 분포 변화가 수자원에 가하는 압력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코끼리의 담수 수요가 엄청나게 높다는 것으로 일상적 활동, 번식과 이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 다.
가용 수자원과 먹거리의 양이 줄어들면서 점점 희박해지는 자원의 확보를 위해 인간과 야생동물이 더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수도 있고 그 결과, 인간과 코끼리의 갈등 역시 심화될 전망이다 .
코끼리의 이동 패턴은 강우 및 식물의 생장과 같은 계절적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그 이동 속도는 환경파괴에 따른 전체 식물종의 분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농업과 인간생활에 필요한 사회기반시설은 더 나은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는 코끼리에게 장애물이 된다.
코끼리는 적응력이 상당히 강한 동물이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자연환경에 대규모의 변화를 야기하는 요인에도 충분한 적응력을 발휘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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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제공 |
대왕고래의 자연 서식지인 남극해에서 먹이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왕고래 개체 수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화석연료 연소가 주된 원인임)에 따라 해수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증가하고 그 결과 서식지 산성화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크릴새우 생존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결국 대왕고래 개체 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래 주요 서식지인 전선대(前線帶)1도 기후변화로 인해 남쪽으로 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전선대는 서로 다른 수괴(水塊)2가 만나는 경계지역으로 해당 수역에서는 깊은 곳의 물이 수면으로 상승함에 따라 풍부한 영양소도 함께 올라 오고, 이로 인해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이 촉진되고 고래가 먹이로 하는 종의 개체 수도 상당히 증가하는 지역이다.
대왕고래가 먹이가 풍부한 지역으로 이동해 1년의 나머지를 보낼 보금자리를 만들려면 이전보다 남쪽으로
200~500km를 더 이동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거리가 늘어나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영양을 축적하는 시기도 짧아진다. 전선대가 남쪽으로 이동하면 서로 더욱 가까이 붙어 이동하게 되고 전체 먹이 활동지의 면적 역시 축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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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제공 |
바다거북은 1억 년 이상 전 세계 바다에서 진화를 거듭해 오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상당히 잘 적응해 왔지만 현재의 온난화 진행 속도는 심각한 우려 요인이 되고 있다.
온도는 바다거북 일생의 각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바다거북의 성별은 바닷가 모래사장에 산란된 알의 부화 온도1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성비가 심각하게 깨지면서 암컷의 개체 수가 늘어날 수 있다.
잦은 기후변화, 기상이변, 반복적인 자연훼손 무관하지 않아
빙하가 해빙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담수, 염도 및 동위원소비율의 변화, 급증하는 해양 산성화 등도 해양 서식지와 생물다양성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해조류와 플랑크톤, 어류 및 기타 생물 종의 서식 범위와 풍부도가 변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주요 해류와 서식지, 먹이 풍부도 및 먹이 분포 변화가 거북의 분포와 섭식 행동, 번식 적합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울러 폭풍의 위력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주요 산란지가 되는 해안의 황폐화가 불가피하고 산란해 놓은 수많은 알 역시 파괴될 것이 분명하다. 폭풍으로 인해 대규모 범람이 발생하면 해초지와 산란지 또한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호주 퀸즐랜드에 서식하는 푸른바다거북의 생장률과 번식률에 영향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수면 상승의 영향으로 산란지가 침식될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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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제공 |
인류는 기후 온난화의 원인 제공자이면서 피해자이기도 하다. 환경 변화는 맑은 공기, 깨끗한 식수, 충분한 음식, 안전한 주거 등 인류의 건강을 좌우하는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요인을 변화시키고 이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인구의 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이는 세계 곳곳에서 긴장과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바누아투나 파푸아뉴기니 같은 도서국가에서는 해수면 상승을 우려한 주민들이 이주를 시작했다. 앞으로 기후변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이주하는 사람들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여러 지역에서 기후변화가 주요 작물의 농업 생산량에 긍정적 영향보다는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북서유럽과 미국, 러시아, 파키스탄, 인도 등지를 덮쳤던 최악의 폭염과 홍수가 일상화될 것이고, 환자와 노약자, 저소득층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게 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전염병의 전파 패턴이 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기온과 강수 패턴이 바뀌게 되면 모기의 번식과 생존 가능성을 높여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질병에 노출되는 지역이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기후변화로 초래될 자연재해이다. 더욱 강력해진 사이클론, 홍수, 산사태나 눈사태, 토사 유출, 산불 같은 자연재해로 최소한 인류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이미 많이 확인되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기후변화와 직접 연관이 있고 나머지 요인들도 기후변화의 간접적 결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바이러스 창궐 이면에 생태계 깨지고 있는 반증
기후변화로 위협 받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세 가지 종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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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북미의 호박벌들이 서식 범위 내에서 가장 기온이 높은 남방한계로부터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생체 주기에 더욱 적합한 온도를 찾아 북상하는 것 같지도 않다. 기존 서식 범위의 남방한계로부터 자그마치 300km나 떨어진 곳까지 이동한 호박벌도 있다. 꽃가루를 옮기는 역할을 하는 호박벌이 농작물과 식량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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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급변으로 인한 수온 상승과 맞물려 바닷물의 산성화가 심화되면서 산호 백화(白化)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수온 상승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산호가 자신과 공생하던 황록공생조류(zooxanthellae)를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백화가 발생하게 된다.
황록공생조류는 산호에 먹이를 공급해주고 석회질 외골격(calcareous skeleton)에 색깔이 나타나게 하는 역할을한다. 이러한 황록공생조류가 산호의 세포 조직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면 산호는 고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