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사패산을 관통하는 터널 공사를 놓고 환경단체와 힘겨루기가 벌써 13년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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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회적 이슈로 공사는 더뎌지고 민관 소송까지 번지는 큰 파장이 있었다. 환경운동가를 좌파 빨갱이로 내몰았던 악몽이 지워지지
않았던 때다.
그 주인공으로 지율스님이 한 몫을 했다.
그가 13년 만에 세상으로 조용한 일지를 펴보였다.
지율스님이 기록한 땅에 엎드린 사람들의 심고 가꾸고, 낳고 기르고, 거두고 나누는 이야기 '지율스님의 산막일지'다.
지율스님의 산막일지는 사계절 출판사가 냈다.
'천성산 지킴이', '도롱뇽 소송'으로 잘 알려진 지율스님은 이번 산막일지를 통해 경북 영덕 칠보산 기슭의 산막에서 쓴 농사일지이자, 열 가구가 모여 사는 오지 마을 어르신들이 평생 땅을 일구며 살아온 이야기를 담았다.
산막일지는 크게 보면 농업과 환경을 소재의 에세이집이다.
그러나 다시 들어가 보면, 생명을 파괴하는 자본과 권력에 맞선 오랜 단식을 끝내고, 걸음도 걷지 못하는 몸으로 마을에 들어온 지율스님의 내면을 담았다.
그는 심고, 가꾸고, 수확하고, 나누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기록하며 죽음의 문턱에서 삶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산막일지에서 서로 일손을 보태고 음식을 나누며, 오순도순 투덕투덕 정을 쌓아가는 마을 어르신들의 일상을 통해 자연스레 생명의 귀함과 인간사의 애틋함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한다.
또한 초봄 땅이 풀리자마자 시작돼 절기에 따라 진행되는 소농들의 농사짓는 이야기를 통해 농촌의 한해살이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어 나름대로 재미가 솔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