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어묵 사건 '반전', 주머니 속 송곳

추진호 탐사보도국장 / 2020-07-18 10:49:01
사기 횡령 등 피의자 제보자로 둔갑한 이상한 일
20년 우정 친구의 선의 악용, 수십억 원 빼돌려
수사 혼선 주기 위해 주소지 서울로 악의 수법도
군 사정 잘 안다 대표 속이고 회사내 4명과 공범
공익제보 수상서 "어렵게 제보했다 눈물 흘리기도"
피해자 어묵대표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 명예회복'

[환경데일리 추진호 탐사보도국장]2년 전, 경남 통영 어묵사건 진실 게임이 하나둘씩 뒤짚어지고 있다.

본지는 당시 M사와 통영시청, 시민단체, 제보자 등을 통해 취재 결과, 식품제조에 대한 관리의 부실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어묵이 군납으로 들어간 점이 드러났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해썹인증 제품인데도 행정지도의 미흡, 군납을 담당했던 전임 급양대장의 개입까지 얼키고 설키면서 수사 중 군 관계자가 사망하는 비극까지 낳았다.

제보에 따라 식약처와 경찰청 중대범죄수사팀, 중앙지검의 수사와 법정 공방 재판 결과에서 잘잘못이 드러났다.

특히, 피의자가 마치 자신이 공익제보자인 것처럼 둔갑해 수상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일련의 일들은 지난 6년간의 있었던 일을 M사 대표인 A씨는 본지에 재판 판결문 등 자료를 건내면서 이런 사건들이 발생된 것은 대표로서 감당해야할 책임이며 깊이 반성하고 있으나 문제의 배경에 A씨의 친구이자 M사의 관계사 대표였던 B씨의 치밀한 범죄두뇌로 발생된 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건의 발단은 29년 지기 고등학교 동창사이에서 B씨의 철저한 사기행각으로 우정의 금이 가면서 부터다. 피해자 A씨는 어묵, 미트볼 등을 생산하는 제조법인을 맡고, 그의 동창 사기피의자 B씨는 유통 전담 회사를 2014년부터 분담해 맡게 됐다.

A씨에 따르면, 피의자 B씨는 그에게 접근해 자신이 기무사 소령 출신으로 군 사정을 많이 안다며 군납 등 유통을 맡겨달라고 했고, 이후 B씨는 자신의 처남댁까지 유통회사의 경리책임자로 채용하게 됐다.

문제는 그때부터 였다. 피의자 B씨는 그가 재임하던 4년여 동안 A씨의 신뢰를 악용, 당초 약속된 월급 450만원 및 법인카드 제공 이외에 개인적으로 무려 20억원이 넘게 횡령했다.

횡령이 드러난 단초는 피의자 B씨가 2017년 2월경 진주의 장례식장 사업 임대보증금 42억원을 체결하려는 과정에서 계약금조로 20억원을 지급했는데, 이 명의가 피해자 A씨가 아닌, 29년 우정을 깬 피의자 B씨로 둔갑됐다.

B씨는 A씨에게 "계약자를 너 이름으로 하면 지방에서 재력가로 소문이 나 42억원이 아닌 50억원 이상을 요구할 수 있으니까 내 명의로 계약하는 것이 좋겠다."고 속인 뒤 사기행각은 더 짙어졌다.

B씨는 "잔금 대출받으려면 내가 100% 지분이 필요하고. 나중에 돌려 줄테니 대출승인 날때까지만 내 앞으로 해달라"라고 해 A씨는 그말을 믿고 주식을 100% 피의자 B씨앞으로 해줬다고 밝혔다.

그 뒤 피의자 B씨는 추가 인테리어 도급계약서를 허위로 은행에 제출해 잔금대출 22억원이 아닌 30억원을 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받고, 이 중 8억원은 자신의 처남통장으로 유유히 빼돌린 뒤 불법대출을 알선해준 브로커에게 1억원을 지불하고 최소 5억원 이상을 착복했다.

기가 막힌 것은 피의자 B씨외 공범 4명이 더 회사 내에 있었다. 이사, 경영지원과장, 영업본부장, 경리담당자가 공모하거나 단독으로 총 12억 7760만원을 횡령한 것이다. 피의자 B씨는 자신의 딸에게 법인카드까지 줘 1억 730만원 상당을 탕진했다.

B씨의 사기행각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장례식장 대표로 있으면서 인테리어 업자와 짜고 공사 명목으로 추가로 2억원이 넘는 금액을 편취하기도 했다. 또한 B씨는 20년 우정인 친구의 선의를 악용, 유통법인의 영업지원금 명목으로 3억원이 넘는 금액을 추가로 횡령하고, 명절용 상품권을 구매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 4800만원 상당을 공범과 C씨와 나눴다.

지난 2019년 9월, B씨의 횡령사실이 드러나자. 그는 A씨에게 미안하다며 무릎꿇고 싶다는 얘기를 하면서 어머니 땅을 팔아서라도 갚겠다고 하더니 돌연 다음날 태도를 돌변해 A씨와의 통화에서 "내가 그냥 죽을 것 같으냐"라는 식의 적반하장격으로 협박했다.

최소한의 인간의 도리도 저버린 B씨는 자신이 횡령한 금액에 대해 변제나 사과는 커녕, 오히려 본인이 기무사출신이라서 음지에서 일하는 것이 편하다고 하면서 그동안 자신이 주도했던 불법행위를 언론이나 수사기관에 제보까지 했다. B씨가 횡령하고 사기친 20억원이 넘는 금액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앞서 언급했듯이, B씨는 공익 시상에서 자신이 A씨의 뇌물공여, 횡령 등을 어렵게 제보했다며 눈물을 흘리는 쇼를 보여주기도 했다.

재단 대표는 "현재 1심 재판중으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해 연말즈음에 수사에 혼선을 주고 관련자들과 입을 맞추기 위해 주소지를 서울로 옮기는 악의적인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대부터 내려온 어묵회사가 경영난으로 힘들어지고 그동안 성실하게 일해온 직원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라며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 회사의 명예회복을 하겠다."면서 울먹였다.

그는 "오로지 세 치 혀 하나로 수십억원이 투입된 장례식장 사업권을 통째로 먹으려했고, 수십억 원을 뺴돌린 고도의 사기범에 대한 배신감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일벌백계 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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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호 탐사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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