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탈핵 이후 준비해야 한다

김영민 기자 / 2018-05-23 11:42:45
서울환경영화제 정책포럼, 나오토 日 전 총리 참석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진상 '태양의 덮개' 국내상영
탈원전 위한 시민 역할 강조, 일 원전 5~6개 줄어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제15회 서울환경영화제의 탈핵 주제로 다큐멘터리'태양의 덮개' 상영후 전 일본 총리가 참석 후 탈원전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영화제 주최측이 마련한 이번 정책포럼은 서울극장 2관에서 간 나오토 전 총리가 정책 포럼을 통해 '탈핵 이후를 준비한다'가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행태를 꼬집는 영화 '태양의 덮개' 상영 후 ▲3.11 후 일본 정부 원전정책 변화 및 시민사회 반응 ▲한국 정부 원전 정책 10년간 변화 및 문재인 정부의 국내외 원전 정책 ▲탈핵 대한 철학의 재정립: 경제의 문제인가, 기술의 문제인가, 철학의 문제인가를 주제로 약 18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했다.

정책포럼 패널에는 이창현 국민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간 나오토 전 총리, 태양의 덮개 다치바나 다미요시 프로듀서,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김익중 동국대 교수,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이 함께했다.

특히, 간 나오토 전 총리는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 총리로서 이후 탈핵의 필요성에 대해 전세계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나오토 총리(오른쪽)가 발언한 동안 최열 이사장은 다음 발언에 대한 메모도

잊지 않았다.  


이창현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사례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의 문제, 더 나아가 세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포럼의 포문을 열며 간 전 총리에게 '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저서 집필 의도를 묻고, 다치바나 다미요시 프로듀서에게는 '태양의 덮개' 제작 이유를 물었다.

간 총리는 저서 집필 의도와 관련,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멜트 다운이 6시간 후부터 시작됐다."며 "사고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원자력 위원장에게 최악의 상황에 대해 자문을 구했는데, 후쿠시마 반경 250km 내에 있는 주민들이 대피 해야 하며, 그 반경 안에 도쿄도 포함돼 있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30~50년에 걸쳐 50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주를 해야 하는 것을 뜻한다.

또 "당시 일본은 높은 기술력으로 일본에 체르노빌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전 신화에 젖어 있었는데, 실제로는 한 국가가 무너질 수 있는 큰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세계대전에서 원자 폭탄 피해를 입은 국가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핵무기는 안되지만 원자력 발전소는 평화를 위한 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고 후 국민들이 원전 반대로 54기의 원전에서 현재 5개~6개만 가동되고 있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강조했다. .
 
'태양의 덮개'제작자인 다치바나 다미요시 프로듀서는 영화 제작 의도에 대해 후쿠시마 관련 영화는 일본 내에 100편 이상 있지만, 총리 관저랑 도쿄전력 간의 연락과 대응에 대한 기록을 남긴 영화는 없었다.

또한 당시 보도된 내용과 사실이 다르다고 생각이 들어 진상을 조사하자, 알면 알수록 사실과 달랐다. 그래서 이 영화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가장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담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김익중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원전 정책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전부터 이미 탈원전 소신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이후 간 총리의 탈원전 정책을 보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탈핵 주제로 다큐멘터리'태양의 덮개'(The Seal of the Sun) 한 장면 

또한 비장의 승부처도 공개했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전환 정책이 약하다는 평가를 하지만 크게 보면 계획에 있었던 10개 원전 백지화를 실천했다."면서 "탈원전 정책은 재생 에너지가 늘어나는 속도가 가장 중요해 현재 대한민국 재생 에너지 생산량이 전 세계 꼴지인데, 10년 후 세계 평균을 따라간다면 국민 설득은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었다.
 
탈핵에 대한 철학의 재정립인 경제의 문제인가, 기술의 문제인가, 철학의 문제인가 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최열 이사장은 "지금 원전은 가격이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추세를 보면 원전 대신 자연 에너지, 태양광 에너지가 원전 건설보다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나라는 원전보다 태양광이 더욱 저렴해지고 있다."라며 "2020년에 대한민국 원전이 태양광보다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치바나 다미요시 프로듀서는 "원전은 경제, 기술, 철학 모든 것의 문제이자 역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자연 에너지를 사용하자는 움직임 속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났고, 이제 에너지 변화를 맞이해야 할 의무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연 에너지는 큰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태양광 패널을 개인이 설치하고 이용하는 것으로도 시작될 수 있다. 원전 사용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야 하며,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탈핵을 위해 시민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에 "탈핵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정치인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밝히며 선거와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환경재단 최열 이사장은 정책 포럼, '탈핵 이후를 준비한다'를 마무리하며 "20세기 가장 큰 사건은 45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와 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이며 21세기 가장 큰 사건은 911테러와 311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고 생각한다."며 "핵과 인간은 함께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늘 주장해온 '환경영화의 철학론'이 잊지 않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새로운 세대를 위해서 핵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면서 "한편의 좋은 영화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며 서울환경영화제의 중요성과 관심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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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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