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물 시험방법 이용 안전과학과 보건연구 선진화 필요
실험용으로 쓰이는 동물의 고통 없는 과학 위한 노력 촉구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매년 4월 24일은 세계실험동물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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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물개를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캠페인, 물개의 눈빛이 공포 그 자체다. |
시민사회단체는 매년 이날을 기점으로 '잔인하고 불필요한 동물실험 STOP' 피켓 시위로 어두운 현실을 알리고 있다. 그동안 실험동물에 대한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을 펴왔지만 사실상 인간중심에서만 이뤄졌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관련 학회, 연구소 등에 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속한 실험실에서는 '3R 규칙'을 지키자고 늘 강조하고 있다. '3R'는 궁극적인 목표인 실험동물의 수를 대폭 줄이고(Reduce), 생명이 있는 동물의 사용은 피하는 실험방법으로 대체(Replacement)하며, 마지막으로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도록 환경을 개선(Refinement)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가지고 있는 3만 여가지의 질병을 모두 완치 목표로 치유하는데 사전 임상실험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도 고통을 느끼는 개 등에게 독성주사, 가스주입, 약물 투여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반복적으로 펴고 있다. 해당 실험동물은 이런 환경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극도의 공포감속에 생을 마감하면 곧바로 해부를 통해 원인분석까지 하며 자신의 신체를 다 내준다.
화장품, 제약 업계는 화장품 미스트, 안과용 치료약 안약을 주입하기 위해 개, 토끼 눈에 인위적이며 반복적으로 주입하고, 털을 깎아서 피부에 인위적으로 통증을 가한다. 여러 종류의 성분을 반복적으로 바르게하고 장시간 동안 노출을 열과 빛을 쏘이도록 한다.
개, 생쥐, 흰쥐, 돼지, 토끼, 원숭이 등이 실험용 동물들이 임상차원에서 반복적으로 주사와 약물을 투여하다가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는 수는 2018년이면 300여만 마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경우 한곳에서만 2008년 2만 1009마리, 2009년 1만 8294마리, 지난해는 2만여마리가 동물이 실험에 사용됐다. 실험용으로 쥐, 돼지, 토끼, 개, 염소, 개구리, 원숭이 등이 활용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 국내에서 실험용으로 자신의 몸을 내준 동물은 250만7000여 마리에 달했다. 이듬해 더 늘어나 287만 9000여마리가 실험용으로 쓰였다.
실험용 임상동물은 매년 증가하는 이유는 백신과 신약개발이 바이오산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더 활발해졌다. 제약사 등은 하나의 품목이 최종 승인허가를 받기 위한 총 3단계로 이뤄져 실험이 반복된다. 임상실험으로 사람에게 투여하기 까지 전 단계인 2차 단계가 실험용 동물이 대상이다.
이후 나중 실험동물을 걸쳐 거의 부작용이 없다고 판단하면 마지막 3차로 제약회사, 병원 등에서 임상실험 대상자를 광고를 통해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정기간동안 투여약, 주사 등을 이용해 임상실험자가 된다.
놀라운 사실은 최근에 미세먼지가 기하급수적으로 발령회수가 늘어나 병원마다 심혈관, 호흡기 질환자가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신약개발을 앞두고, 개 쥐 돼지 원숭이 등에게 미세먼지를 인위적인 주입시킨 후 실험과 생체실험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병리학계 전문가들은 실험동물이 없었다면, 인류의 건강함은 한계가 있었을 것이고 의약은 발전할 수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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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하나가 '동물보호법'과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제도적 장치가 강화되면서 사회적인 인식은 양분화됐다. 동물보호단체는 줄기차게 동물보호법에 따른 실험용 희생 동물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약 의학, 화장품업계는 실험동물 희생이 있어 고귀한 인간의 생명과 질병을 극복하는데 큰 업적을 세웠다고 맞주장을 폈다. 덩달아 이와 관련된 시설과 장비가 임상실험에 대한 시스템도 향상된 것도 사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의하면 한해 동안 실험동물에 투자되는 금액은 매개체 비용만 2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국내는 동물, 가축까지 쓰는 단체는 전체 1040여 곳에 달한다. 국가실험동물연구소는 약 30개,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출연 연구소는 약 15개, 다국적 기업을 비롯 제약회사의 부설 실험동물연구소 490개이 넘는다. 정부 차원에서 활성화를 독려하는 바이오벤처 업체는 약 20개, 그외 민간실험동물연구소 약 50개, 종합대학 의과대, 한의과대, 약학대, 수의과대 등의 대학 내 실험동물시설은 모두 합쳐 약 440개에 육박한다.
가장 많이 실험용으로 사용되는 개는 비글이 많다. 여기서도 문제가 있다. 정규직 채용이 적은 연구소 경우는 동물실험기술사를 채용하지 않고 비전문가의 미숙한 실험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찌르는 주사바늘, 털제거과정, 사료에 섞이는 약물까지 불필요하게 고통을 가해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극도로 부작용이 일어난 경련이 일어난 개는 불가피하게 안락사를 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조차 편안하게 숨을 거둘 수 없는 것이 국내 실험동물들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 학회는 실험동물기술사 자격 제도를 도입 국가공인화 노력을 펴고 있다.
의학, 생물학, 신약개발 분야에 애로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한 종합대학 의학연구소 이 모 책임연구자(박사과정, 30세)는 "보건복지부 산학협력 신약개발 R&D과제 3년차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동물실험외 쉽게 대체되지 못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면서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화학 물질을 쓰는 경우도 많다보니 독성 여부와 함께 기대하는 효과가 있는지도 면밀히 따져보는데 추가비용이 더 든다."고 말했다.
정부연구기관이나 다국적기업에서는 실험용 동물을 놓고 자체적으로 규칙에 따라 가능하면 포유류 등 고등동물이 아닌 하등동물을 이용하거나, 연구에 사용하는 동물의 개체수를 줄려 고통 경감시키려는 노력도 있다.
2014년 기준 국내 연구소 등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실험용 동물은 설치류인 생쥐나 흰쥐다. 설치류는 영장류 다음으로 사람과의 유전적인 유사성이 80% 정도로 높다. 최근 설치류를 이용해 뇌신경 등에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파킨스, 루게릭, 치매, 우울증, 암 등 다양한 질병 모델로 시험중이다.
우리와 달리 선진국들은 더 빠르게 변화에 합류하고 있다. 2015년 11월에 미 국립보건원(NIH)은 침팬지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영국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도 원숭이 침팬지 영장류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금지했다.
24일 올해도 어김없이 국회앞에서 국제동물보호복지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한국지부는 비동물 시험방법을 이용한 안전과학과 보건연구의 발전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고통없는과학(Science Without Suffering)' 캠페인을 펼쳤다.
고통없는과학은 잔인하고 오래된 방법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것을 대신해, 더 나은 인간과 환경보호를 위해 비동물시험 개발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화학물질, 살충제 등의 관리와 관련 있는 정부부처 측에 21세기 과학기술을 반영해 적극적인 대체동물시험법의 채택 및 시험법 개발 지원 중요성을 위한 활동이다.
이 단체는 가장 우려하는 점은 2016년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과 더불어 올해 오픈을 앞둔 3000마리 규모의 영장류 시험센터 가동이다.
HSI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비동물시험 방법을 즉시 한국에서도 받아들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비트로(in vitro), 컴퓨터 모델링, 로봇화된 초고속 시험법, 휴먼 바이올로지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독성발현경로와 같이 현대적 비동물 시험방법 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연구 지원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도 활발하다. 동물실험 반대 운동을 펴온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비동물 시험방법은 비단 동물 희생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더욱 정확한 독성예측을 위해 세계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추세며 비동물 시험방법 관련 신생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이를 장려하고,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의원은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라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고통없는과학 캠페인을 위해 과학 전문가, 정부, 소비자와 함께 활동을 지속가능하도록 펴고, 누구나 서명 링크(http://hsi.org/koreascience)를 통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자연보전의 앞장서온 환경부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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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환경부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 안전관리법'(살생물제법)을 추진하면서 실험동물의 사용은 더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사실상 백기를 든 상태다. 현행법상 화평법과 살생물제법 제정안은 동물대체시험방법을 연구 및 활성화하지 않고, 국내외에 이미 존재하는 동물실험자료 및 관련 정보가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미흡해 불필요한 동물실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애매모호한 입장이다.
서보라미 HSI 한국 정책국장은 "화평법의 문제는 동일한 동물실험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기존 동물실험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외국의 기존 자료 소유자들과 자료 사용에 관해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뒷받침해주는 절차 등의 관련 규정이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법적 함정이 있다. 동물실험 자료 공유에 속도가 지연되며 국내 관련 기관은 이 협상이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에서 별도로 다시 동물실험을 재 수행하겠다고 입장이다. 따라서 불필요한 동물실험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국과 EU의 관련 정부부처 및 연구기관에 시험 자료 공유 및 협상이 원활하도록 지원과 새로운 동물실험은 오직 최후의 수단으로만 수용 요청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아직도 국내 농약사용 비중이 크다. 농약 독성 실험용으로 개들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우리와 반대로 지난 10여 년간, 미국, 유럽, 인도, 브라질, 캐나다 정부는 개를 이용한 1년 독성시험이 과학적인 가치가 없어 기업들에게 요구하는 시험 자료 요건에서 삭제된 상태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측은 여성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립스틱, 기초화장품이 나오기 까지 수많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동물에게 실험을 통해 생산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 것이자연을 아끼고 동물의 희생을 최소화하는데 '고통없는과학' 동참에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만 해온 화장품 회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1995년에 창립한 러쉬사는 2012년 4월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을 천명했다. 러쉬는 동물실험 반대(Fighting Animal Testing)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제 동물 보호협회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과 협업하며, 동물실험이 얼마나 잔인하고 비윤리적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영국 런던의 리젠트 스트리트(Regent Street) 러쉬 매장 윈도우를 활용한 '인간 실험(Live human testing)'의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쇼윈도우안에 실험용 동물 대신, 알몸의 사람에게 여러가지 실험하는 연출해 큰 이슈를 줬다.
다만 국내 의약제약 업계는 백신, 신약개발 어두움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이익추구만으로 주가 부풀리기 위한 내부거래는 물론 실험용 동물 사용에는 둔갑한 비윤리적 업체가 더 많은 것도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