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플라스틱 생수', 우릴 어떻게 죽이나?
김영민 기자
sskyman77@naver.com | 2026-02-10 22:17:03
언보틀드(Unbottled) 저자 사회학자 대니얼 재피
누구에 의해 "플라스틱 담긴 물 마시게 되었나?"
누가 "수돗물 두려워하게 만들었나?" 되묻는다
'언보틀드', 건강과 생명 그리고 인권과 미래를 빼앗는가?
매우 진부한 이야기로 시작될 수 있지만, "물은 어떤 것과도 다르다. 모두가 물에 연결돼 있다."는 미리 공식을 던지며 새로운 방향으로 해답을 찾기를 위한 의도로 미국사회학회는 환경사회학부문에 우수도서로 한 권을 우리에게 건냈다.
바로 '언보틀드(Unbottled)'다. '병입생수를 해체하다'는 의미로 쓰인 제목이다.
먹는 샘물은 언제부터 흥행보증수표였다. 이면에는 교묘한 상술, 마치 북청 물장수와 같은 연상도 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생수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보기 위해 나온 소비자관점에서의 보고서다.
출판사는 물 강탈 사업부터 모두의 물을 되찾기 위한 저항까지 경제·사회·환경 문제를 가로지르는 10여 년간의 인류학적 현장 연구로 환경사회학의 이정표가 된 책이라고 자신만만하다.
왜 일까? 흥미롭게 새해 시작과 함께 2026년 유엔대 물·환경·보건연구소는 '세계 물 파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은 '물 스트레스', ‘물 위기'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물 파산(water bankruptcy)'이라는 표현은 처음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요약하면 지구 인구의 약 4분의 3은 물 불안정 혹은 심각한 물 불안정 국가에 살고, 40억 명이 연중 최소 한 달 이상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사회 경제적 피해와 영향도 크다. 연간 가뭄 피해 규모는 3070억 달러에 달하며 물 부족위기는 단순 수문학의 문제를 넘어 정의·안보·정치경제 문제로 규정된다.
피해자는 소농, 원주민, 저소득층, 여성과 청년에게 집중된다고도 지적했다. 사실상 부자들에게 물을 지속적으로 살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지만, 이 역시도 시한부 라이프스타일은 결코 아무도 피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물 파산' 시대의 원인제공자, 즉 피의자는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자본주의와 불평등, 정의로운 사회 파괴, 지속가능한 미래 불공정으로 부터 잉태한 꼴이라고 지적한다.
물 파산 선고가 내려지기 몇십 년 전, 공공 수자원 기반 개선 또는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의 충분한 확보 방안을 찾는 것으로 충분했을지 모른다.
보편적인 생명수인 물이 공공의 영역까지 바이러스처럼 침투해 사적 영역에서 물산업을 무기화로 둔갑시킨 '병입생수'의 뒤에 숨겨진 이면을 낱낱히 보여준다.
'언보틀드' 저자(김승진 옮김, 아를 펴냄)는 미국의 사회학자 대니얼 재피(포틀랜드 주립대 교수)는 불과 40년 사이에 작은 소비자층으로 사치재가 3000억 달러의 글로벌 소비재가 된 '병입생수'상품이 건강과 생명을 갉아먹고, 인권과 미래를 빼앗아가는지를 맹추적한 책이다.
저자의 집념은 무려 10년 넘게 집필된 병입생수가 플라스틱 쓰레기, 지역담수 고갈, 잦은 가뭄과 저개발 국가, 저소득층 식수 부족, 자금 부족과 낙후된 수도 기반, 민영화, 상품화, 강탈에 의한 축적까지 파헤쳤다.
특히 공중보건에서 수돗물보다 22배 많은 미세 플라스틱도 숨쉬는 모든 생물다양성을 파괴하고 훼손의 반복성 마치 시계추같이 다양한 문제를 교차하는 '논쟁으로 놓여 있음을 드러낸다.
대니얼 재피 저자는 "우리는 어쩌다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을 마시게 되었나?"와 반증으로 "어떻게 수돗물을 두려워하게 만들었나?"를 동시에 되묻는다.
마치 수돗꼭지가 공포의 물로 변질돼 더러운 물, 우리 아이에게 유해한 물질로 둔갑시킨 건 철저하게 밀실에서 계산기를 두둘른 교묘한 경제논리에 희생양은 아닌지 되새기게 한다.
국가는 식수, 상수원 및 취수장 가동을 위해 연간 수천 억원을 물쓰듯 하지만, 여전히 수돗물은 매우 불쾌하고 생수병을 입에 대야 하는 기괴한 사회현상을 맹렬하게 사자후같이 물어 뜯는다.
의구심과 물음표는 이어진다. 공공 수도 시스템을 약화 혹은 파괴를 시켰는지? 병입생수 기업은 어떻게 지역의 담수를 강탈했고,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가? 병입생수는 물 접근성 위기의 해법인가, 또 다른 위기인가? 미래에 우리가 마실 물은 어디에서 나와야 하는가? 수도꼭지인가, 플라스틱병인가? 무려 10여 개 질문에 글로벌 국가 원수 대통령들은 답을 해야 한다는 돌직구의 태도까지 엿볼 수 있는 기운이다.
저자 대니얼 재피는 답을 찾기 위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에서 물위기 발생 지역에서 인류학적 현장 연구하고, '병입생수' 세계 브랜드 출현과 확산 과정을 현미경같이 살폈다.
저자는 소위 '빅4'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 다논이 병입생수 사업을 급격하게 팽창속에 기만적 마케팅과 공공 수도 운영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지하수, 샘물을 각종 로비와 마케팅을 통해 헐값에 추출해가려는 글로벌 기업에 맞서 승리를 쟁취해낸 풀뿌리 물 정의 운동의 성과와 의의도 담았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지역민과 병입생수 회사 관계자, 물 연구자, 수도 당국 및 주정부 공무원, 시장 등 공직자 등과의 인터뷰는 병입생수 문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게 한다.
'언보틀드(Unbottled)'는 물정책 정부 관료, 수자원 전문가, 수질학자, 공무원과 일반기업, 물환경 교수와 학생들과 수자원을 활용(재이용수 등)을 엔지니어까지 모두 필독해야 할 중요한 교과서인 셈이다.
그리고 기억해야 한다. 천혜의 섬 제주도는 물부족으로 갈 수 있다는 경고도 있었다
바로 2025년에 열린 세계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 잉거 안데르센은 "한국은 아주 많은 예산을 투자해 수도꼭지를 틀기만 해도 깨끗한 물이 나오는 환경을 가졌는데, 왜 플라스틱 생수를 구매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대한민국은 해를 넘겼는데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물을 물 쓰듯 한 나라는 결국 미래는 어둡다. [환경데일리 =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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