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폴리네이터, 유럽이 응답하다: ‘BeeConnected SUDOE’ 프로젝트의 성과와 과제

고용철 기자 / 2026-03-18 03:49:33
서남부 유럽 전역에서 가속화되는 화분 매개 곤충 급감… 생태계 균형과 식량 안보에 ‘적색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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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파수꾼, 화분 매개 곤충의 실종
최근 서남부 유럽(SUDOE 지역) 전역에서 벌, 나비 등 화분 매개 곤충(폴리네이터)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생물 다양성 파괴와 농업 생산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유럽 연합의 지원을 받는 ‘BeeConnected SUDOE’ 프로젝트는 지역별 맞춤형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광범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7일 발표된 보고에 따르면, 본 프로젝트는 전문가와 지역 이해관계자들을 한데 모아 곤충 감소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 다학제적 협력으로 찾는 실마리
BeeConnected SUDOE 프로젝트의 핵심 동력은 ‘현장 중심의 참여형 워크숍’에 있다. 농민, 임업 기술자, 생태학 연구자, 공공기관 담당자, 그리고 환경 단체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인사가 참여하여 머리를 맞댔다.

이러한 다각적인 협의 과정은 단순히 학술적인 논의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데이터화하는 데 기여했다.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과거와 비교해 화분 매개 곤충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이는 곧바로 농작물 결실률 저하와 야생 식물군의 단순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복합적인 위기 요인: 무엇이 그들을 위협하는가?
워크숍을 통해 도출된 폴리네이터 감소의 주요 원인은 단일 요인이 아닌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로 분석되었다.

집약적 농업과 화학 물질: 단일 작물 재배의 확산과 농약 및 화학 비료의 과도한 사용은 곤충들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치명적인 독성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경관의 단순화와 파편화: 도시 확장과 토지 이용의 변화로 인해 곤충들이 이동하며 먹이를 찾고 번식할 수 있는 ‘녹색 거점’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 변화와 외래종 유입: 변동성이 심한 기후 패턴은 곤충의 생애 주기와 식물의 개화 시기 사이의 불일치를 야기하며, 침입 외래종은 토착 곤충과의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생태계 균형을 흔들고 있다.
특히, 토지의 단순화로 인해 곤충들이 은신처와 먹이를 찾을 기회가 상실된 점이 가장 뼈아픈 실책으로 지적되었다.

 
회생을 위한 제언: 생태적 연결성 회복이 관건
BeeConnected SUDOE는 진단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생태 복원 로드맵’을 제시했다.

전통적 경관 요소의 부활: 농경지 가장자리의 울타리(hedgerows), 들꽃 띠(flower strips), 생태 통로를 복원하여 곤충들에게 안전한 이동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
자생 식물 기반 조성: 외래종 대신 지역 토착 식물을 식재하여 토종 곤충과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통합적 토지 관리: 도시와 산림 관리 체계에 생물 다양성 개념을 도입하여, 인간의 점유 공간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
다만, 현장에서는 ‘적합한 지역 자생 식물 종자 및 묘목의 수급 불균형’이 실행의 걸림돌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는 행정 당국과 민간 부문, 그리고 시민 사회 간의 긴밀한 협력이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결론: 식량 안보와 생태계의 미래를 향하여
BeeConnected SUDOE 프로젝트는 단순한 곤충 보호를 넘어선다. 화분 매개 곤충의 보존은 곧 인류의 식량 안보 및 지속 가능한 발전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된 대화의 장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서남부 유럽의 생태적 연결성을 회복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강력한 방어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벌 한 마리의 날갯짓이 우리 식탁의 풍요로움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통합적인 국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만이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줄 유일한 길이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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