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끊긴 강, 생명도 끊겼다"… 전 세계 이동성 어류 81% 급감 '멸종 위기'

고용철 기자 / 2026-03-25 03:57:54
- 1970년 이후 개체 수 폭락, 지상·해양 생태계보다 파괴 속도 빨라
- 유엔(UN) 보호종 97%가 소멸 위험… 댐 건설 및 수질 오염이 주원인
- 아마존·메콩 등 주요 거대 하강(河江) ‘임계점’ 도달, 국제 공조 절실


(C) ecoticias.com


지구의 혈관이라 불리는 주요 하천에서 이동성 어류(Migratory Fish)가 전례 없는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하천의 연결성이 파괴되면서 이들 종의 81%가 이미 콜랩스(붕괴) 상태에 직면했으며, 이는 인류의 식량 안보와 경제 체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생태적 재앙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24일 브라질 캄푸그란데에서 개최된 '제15차 이동성 야생동물 종 보존 협약(CMS) 당사국 총회(COP15)'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전 세계 이동성 어류의 개체 수는 무려 81%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엔이 지정한 보호 대상 종의 97%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통계는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제브 호건(Zeb Hogan) 박사는 "수중에서 일어나는 생물 다양성의 대이동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다"며, "이동성 어류의 쇠퇴 속도는 지상이나 해양 생태계보다 훨씬 빠르지만, 대중과 정치권의 관심에서는 소외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동성 어류를 멸종으로 몰아넣는 5가지 핵심 요인으로 △댐 및 인프라 건설 △서식지 파편화 △수질 오염 △과도한 어획 △기후 변화를 꼽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것은 '댐'에 의한 물길의 단절이다. 번식지와 먹이 활동지를 오가며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는 어류들에게 댐과 보(洑)는 거대한 장벽이 된다. 이로 인해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이동 경로가 끊기면서 산란에 실패한 어류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하천 유량의 변화는 이들의 생존 확률을 더욱 낮추고 있다.

현재 위기가 가장 고조된 지역은 세계 생태계의 보루인 아마존강을 비롯해 라플라타-파라나, 메콩, 다뉴브, 나일, 갠지스-브라마푸트라 강 등이다. 이들 유역은 수억 명의 생계와 지역 경제를 책임지는 곳이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생태적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마존 유역에서는 이미 20여 종의 이동성 어류가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상태로 확인되었다. 브라질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부터 2036년까지 10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핵심 종 보호에 나섰으나, 강을 공유하는 인접 국가 간의 협력이 없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보고서는 현재의 '파편화된 하천 관리'가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은 하나의 연결된 유기체임에도 불구하고 각 국가가 자국의 이익에 따라 고립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강의 연결성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국전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국경을 초월한 하천 관리 시스템과 생태 통로(Corridors)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수중 생물 다양성의 붕괴는 단순히 물고기가 사라지는 것을 넘어 하천 생태계 전체의 기능 상실을 의미한다. 한 번 끊긴 물길을 복원하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더 늦기 전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결단과 실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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