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공원관리청, 과학적 분석 토대로 안전 확보 및 지속 가능성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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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의 상징이자 세계적인 트레킹 명소인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Parque Nacional Los Glaciares)이 기후 위기에 따른 선제적 안전 조치에 나섰다. 국립공원 측은 최근 빙하 호수 붕괴로 인한 돌발 홍수 위험이 고조됨에 따라, 세로 토레(Cerro Torre) 트레킹 코스의 핵심 거점인 ‘데 아고스티니(De Agostini)’ 캠핑장을 안전 지대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이전 결정은 최근 실시된 정밀 기술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데 아고스티니 캠핑장이 위치한 부지는 인접한 토레 호수(Lago Torre)의 빙하 유출로 인한 ‘빙하 호수 돌발 홍수(GLOF, Glacial Lake Outburst Flood)’ 발생 시 직접적인 침수 구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GLOF는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급격히 녹으면서 빙하 호수를 막고 있던 자연 제방이 무너져 하류로 막대한 양의 물과 토석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시나리오별 위험 수위를 분석한 결과, 현재의 캠핑장 부지는 물론 라구나 토레로 이어지는 등산로 인근까지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캠핑장 이전 작업은 국립공원 측과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 친구들 협회(Asociación Amigos del Parque)’의 긴밀한 협조 아래 이미 착수되었다. 지난 시즌부터 주요 탐방로 내 캠핑 시설 관리를 맡아온 이 협회는 새로운 부지의 안전성과 환경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규 캠핑장 조성 사업에는 다음과 같은 세부 작업이 포함된다:
구역 획정 및 평탄화: 캠핑 구역 및 개별 텐트 사이트의 체계적 구분
안전 확보: 낙뢰 및 전도 위험이 있는 고사목 제거
기반 시설 구축: 신규 용수 공급 시스템 설치 및 친환경 야외 화장실(수거식 소형 변소) 건립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은 연간 약 5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다. 특히 '아르헨티나 트레킹의 수도'로 불리는 엘 찰텐을 통해 접근하는 북측 구역은 세로 토레와 피츠로이(Fitz Roy)를 보기 위한 인파로 늘 붐비는 곳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파타고니아의 빙하 역학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예측 불가능해진 빙하의 움직임은 과거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지역들조차 위험지대로 바꾸어 놓았다. 산타크루즈주 당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비극이 발생하기 전에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인프라를 재배치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하고도 책임감 있는 행정"이라고 강조했다.
국립공원 측은 세로 토레 트레킹을 계획 중인 방문객들에게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새로운 데 아고스티니 캠핑장의 정확한 개장 시기와 등산로 변경 사항은 관리사무소 및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산타크루즈주 관계자는 "산악 지역에서의 안전은 당국의 예방 조치만큼이나 방문객들의 주의 깊은 태도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타고니아의 독보적인 자연경관을 보호하는 동시에 탐방객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결단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