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바다, 뉴욕서 운명 결정된다… ‘UN 세계 해양 조약’ 최종 협상 개시

고용철 기자 / 2026-03-25 04:24:47
- 수십 년간 지속된 파괴적 조업 및 무분별한 개발에 제동… ‘2030년까지 공해 30% 보호’ 이행 여부 관건
- 수산업계 로비 및 경제적 이해관계 대립 속 ‘실효성 있는 보호구역 설정’ 두고 치열한 외교전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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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마지막 보전 영역이자 지구 생태계의 폐 역할을 하는 ‘공해(High Seas)’의 운명을 결정지을 역사적인 협상이 시작되었다. 현지 시각으로 2026년 3월 23일, 미국 뉴욕 UN 본부에서 ‘세계 해양 조약(Global Ocean Treaty)’ 비준과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3차 정부 간 회의가 막을 올렸다.

이번 협상은 단순히 기술적인 합의를 넘어, 기후 위기와 생물 다양성 고갈이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국제사회가 해양 생태계를 복원할 실질적인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해양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공해는 특정 국가의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특성상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십 년간 대규모 산업형 어업은 아무런 제약 없이 조업을 이어왔으며, 이로 인한 어족 자원의 고갈과 서식지 파괴, 그리고 해양 먹이사슬의 붕괴는 이미 행성적 규모로 가시화된 상태다.

이번 뉴욕 협상의 핵심 쟁점은 이 거대한 해양 영토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누가,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있다. 특히 산업형 어업의 활동 범위를 제한하고,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누적적 영향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이 논의의 중심이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해양 보호구역(Santuarios Marinos)’의 지정이다. 과학계와 환경 단체는 파괴적인 인간 활동이 전면 금지되는 ‘완전 보호구역’ 설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산충구역은 해양 생물이 번식하고 회복할 수 있는 거점이 되어, 주변 해역의 수산 자원까지 회복시키는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산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그린피스(Greenpeace)를 비롯한 주요 시민단체는 거대 수산 로비 단체들이 조약의 내용을 희석하기 위해 막후에서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업계 측은 조업 구역 제한이 식량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보호구역 설정 프로세스를 지연시키거나 의사결정 구조를 약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협상단 내에서는 보호구역 제안서 검토 기간을 최대 120일로 제한하는 등 행정적 절차에 의한 지연을 원천 봉쇄하려는 ‘속도감 있는 실행안’이 논의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미 2030년까지 전 세계 해양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는 이른바 ‘30x30’ 목표에 합의한 바 있다.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30%는 해양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붕괴를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임계치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현재 전 세계 공해 중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면적은 1% 미만에 불과하다. 이번 협상에서 구체적인 재정 지원 방안과 지역수산기구(RFMO)와의 권한 조정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는다면, ‘30x30’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위험이 크다. 기존 지역수산기구들이 자원 이용에만 치중해온 전례가 있는 만큼, 새로운 조약이 이들 기구의 권한을 넘어 생태계 보전을 우선시할 수 있는 상위 규범으로서의 위상을 갖출지가 핵심이다.

해양은 지구 탄소 흡수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며 기후 조절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공해의 건강성은 단순히 수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기후 안전과 직결된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라운드에서 합의될 조항 하나하나가 향후 수십 년간의 해양 생태계 건강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정치적 타협으로 인해 보호 조치가 약화된다면 그 대가는 복구가 불가능한 수준의 환경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에서 펼쳐지는 이번 외교적 사투는 지구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해에 ‘법과 질서’를 세우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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