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넘어 전기선박‧UAM 등 확장 기술 방향제시
전시 콘퍼런스 특화 프로그램 성과, 해외 러브콜
기후변화 위기감 농업‧농촌 에너지 전환 공감대
남북한 전기차 산업 '그린 데탕트' 나갈 플랜도
세계 최초 양문형 전기버스서 해수배터리 가시화
[환경데일리 장수익 제주취재본부 기자]순수 전기차를 주제로 세계에서 처음 출범해 10년간 친환경 엔진 발전에 금자탑을 세운 전기차엑스포가 내년 4월부터 '국제 e-mobility 엑스포'로 이름과 포맷을 바꾼다.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이사장 김대환)가 주최하고 제10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가 주관한 제10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전시와 콘퍼런스, B2B 비즈니스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후 5일 폐막했다.
'모빌리티 혁신과 에너지 대전환을 담대한 여정'을 주제로 내건 이번 엑스포는 전기선박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급변하는 모빌리티 산업과 에너지 대전환 등의 현주소 진단과 미래 비전을 조망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올해는 엑스포 개최 10주년을 맞아 전기차 중심에서 전기선박과 UAM 등으로 모빌리티 영역을 확장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스타업 생태계 활성화 차원에서 다양한 모델의 전기차와 배터리, 모터 등 전후방 부품 기업과 충전 인프라. 친환경 재생에너지 관련 업체 등 2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실질 비즈니스 전개 차원의 콘퍼런스는 '전기차의 다보스포럼'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가치를 끌어올렸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의 결합을 기본으로 ▲부품산업생태계 ▲기후 위기 ▲그린수소 ▲분산 에너지 ▲UAM ▲국제표준 등을 주제로 200여 개 세션을 개최했다.
5회째를 맞은 실리콘밸리 투자유치 비즈니스 포럼과 'UC버클리 경진대회'를 비롯 '팁스(Tips) 운영사 워크숍'과 '테크 아일랜드 밋업' 프로그램 등은 엑스포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큰 힘을 보탰다. '제주혁신산업관'을 선보였고 '제주혁신산업포럼'을 개최, 민선 8기 도정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항공우주, 그린수소, 분산 에너지, 디지털 전환, 바이오산업 특화 등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국내 첫 개발 양문형 전기버스 '주목'
전기버스 생산 분야에서 신강자로 떠오른 ㈜우진산전은 국내 처음 양산을 앞둔 양문형 전기버스 'APOLLO'(아폴로)를 공개하고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 버스는 고효율 배터리를 탑재, 3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양문형 버스 '아폴로'는 달에 착륙한 우주선의 의미를 부여하고 제주 지형을 최적화된 특화시킨 버스다. 하중 분산과 각종 배선, 유압 라인 등 고도의 기술이 탑재돼 제주의 급행차로제(BRT) 개편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공개된 직후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국가 통상 관계자들과 기업들은 우진산전 전시장을 찾아 활발한 교역 상담을 벌였다.
전기청소차 선두 업체인 리텍㈜은 교통약자 배려 중형 저상 전기버스를 공개했다. 튀르키예에서 제작된 이 버스는 한번 충전으로 200㎞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버스와 달리 기존 마을버스에는 없던 교통약자 이동권을 보장하는 구조와 시설이 갖춰진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 적용돼 튀르키예에서는 이미 상용화가 됐다. BMW와 테슬라가 전시장과 시승 행사도 큰 인기를 끌었다.
산학협업 차원에서 고려대와 연세대, 영남대, 계명대, 인하대, 울산대 등 개발중인 전동화 모듈과 차량을 선보였다.
올해 엑스포의 대표적 프로그램 중 하나인 B2B에도 60여 개 국내외 기업이 참가해 300여 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e-모빌리티의 진화…전기선박 현주소 확인
이번 엑스포의 큰 특징은 전기선박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한국전기선박협의회와 국제전기차엑스포가 공동으로 '제1회 국제전기선박엑스포포럼'에서 친환경‧전기선박 기술을 교류했다.
포럼에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 김인호 해군제7기동전단장, 김인창 제주해경청장, 길홍근 국제전기선박엑스포 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바닷물을 활용한 선박용 배터리도 큰 주목을 받았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2022년 진수한 국내 첫 순수 전기 추진 차도선(K-전기추진선박) 모형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관계자는 "해수 배터리는 해수에 녹아있는 나트륨 이온과 물의 화학 반응을 통해 생산한 전기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술핵심 중 하나는 전기용량은 같으면서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절반의 크기와 무게다.
친환경‧전기선박 기업 빈센은 전기 추진 선박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친환경 선박을 해상에서 실증하는 컨설팅 기술을 내놓았다. 한국메이드와 리영에스엔디는 각각 친환경 대체 연료 해상테스트베드와 선박용 부력보조시스템 기술을 뽐냈다.
■전기차의 다보스포럼…창업 생태계‧국제교류 콘퍼런스 풍성
올해는 스타트업과 대학생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글로벌 프로그램이 새롭게 선보였다.
국내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운영사와 팁스 창업팀, 실리콘밸리포럼 회원국 내 스타트업 투자자와 벤처캐피탈(VC), 엑셀러레이터캐피털(AC) 등 300여 명이 참여한 2023 글로벌 팁스 포럼이 선두에 섰다.
'글로벌 팁스 포럼'은 창의적인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국내 스타트업을 세계적인 벤처캐피탈, 투자자 및 기업가와 연결, 투자 지원을 받도록 했다. 스타트업 발표에 앞서 ▲플러그 앤 플레이(PnP) CEO 사이드 아미디 ▲10x capital CIO러셀 리드 ▲쿼너지 솔루션스 CEO 엔조 시뇨레 등 대표들이 기조 발제를 했다.

특히 구글과 페이팔 등 세계적인 혁신기업을 만들어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업체인 사이드 아미디 PnP CEO는 한국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적극적인 발굴과 투자를 약속했다. 올해도 개최한 한-아프리카, 한-아세안, 한‧중‧일 전기차 정책 포럼은 전기차 개발과 보급과 관련, 각국의 정책 소개와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감이 높아진 농업‧농촌에 에너지 전환에 공감대를 키웠다. '제5회 한국 자율주행‧전동화 농기계 정책 포럼'에서 스마트 농기계 기술 개발보급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연계 방안이 모아졌다. 농업‧농촌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한 지속 가능한 산업 육성을 위한 과제 등의 심도 있게 논의했다.
제5회 한반도 전기차 정책 포럼에서 남북한이 전기차 산업을 매개로 '그린 데탕트'로 나아갈 수 있는 중장기 플랜이 소개됐다.
전국 30여 개 대학에서 80여 개팀이 참가한 '제2회 국제대학생 EV 자율주행 경진대회'는 기간 내내 뜨거운 열기와 열정으로 가득했다. 모형자동차와 시뮬레이션 부문으로 진행된 대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밤을 꼬박 세면서 출전준비를 한 후 우정의 대결을 펼쳐 엑스포의 젊은 마스코트 역할을 했다.

■내년 4월 30일 '제11회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 개막
지난 10년간 전기차의 대중화를 선도하면서 큰 궤적을 남긴 '국제전기차엑스포'는 내년 제11회부터 명칭을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로 바꾸고 모빌리티 산업의 플랫폼으로 재도약한다.
전기선박과 UAM 등 모빌리티 산업의 빠른 변화를 엑스포의 주요 이슈로 선정해 전기차를 넘어 '모든 탈 것들의 전동화' 흐름을 담는 종합적인 e-모빌리티 엑스포로 격상시킨다는 계획이다.
김대환 이사장은 "이제는 제주도를 넘어 글로벌 전기차 중심의 변화를 위해 엑스포 포맷이 불가피해졌다."며 "지난 수년간 고민했던 엑스포 명칭 변경과 함께 프로그램 영역도 전기선박과 UAM, 농기계 전동화, 에너지와 디지털 대전환 등으로 확장하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