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빗물도시'(Rain City)' 건설하자

온라인팀 / 2019-08-29 17:09:01
정정식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서울대 박사과정
▲정정식 교수

[환경데일리 온라인팀]수원시는 2013년 '레인시티 수원 선언'을 발표했다. 그후 곳곳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해 시내에 7만7000톤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빗물시설을 만들었다. 그리고 중수도 설치사업으로 빗물과 물 재이용 시설을 연계했다. 수원시는 실제로 이러한 빗물 공급장치 등을 활용해 작년 한 해 동안 빗물 1만1800톤을 재활용할 수 있었고, 물 자급률 또한 26%로 높아졌다.
 

사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300mm 정도로 일본, 미국 등에 비해 높은 강수량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유엔(UN)은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로 분류하고 2025년에 물 기근 국가로 전락 될 것을 경고하고 있다.

물 부족은 물을 많이 사용하는 탓 보다는 관리부족이 더 큰 원인이다. 빙설이 거의 없는 우리의 경우, 수자원의 원천은 연평균 1276억톤에 이르는 빗물뿐이다. 이중 545억톤은 증발돼 사라지고 731억톤이 땅으로 흘러간다. 그중에서도 400억톤은 바다로 바로 흘러가버리고, 331억톤의 물만이 댐, 하천, 지하로 흘러가 이용된다. 한 해에 무려 30조원이 버려지고 있다.

빗물은 분명 소중한 자원이다. 우선 빗물은 식물을 키우는데 가장 좋은 활용처이다. 대부분 옥상이나 집안에 작은 정원이나 화분을 한 두 개씩은 기르는데 실내화분, 정원, 농장 등 빗물은 녹색식물을 기르는데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수돗물은 정화를 시킨 물이라 식물에게는 앙꼬 없는 찐빵을 먹이는 셈이다. 
 

반면 빗물은 창가에 용기만 놔두면 일일이 받을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모아지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기도섬의 경우, 빗물정화탱크를 설치하여 음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빗물에는 여러 가지 미네랄이 첨가돼있다. 천둥 번개가 치면 공중에서는 공기 중의 유리질소가 물과 결합해 질소 화합물이 되어 식물에게 질소 비료가 되는 빗물에 녹아내린다. 가끔 수돗물을 줬을 때 보다 비를 맞았을 때 식물이 더 훌쩍 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빗물은 식물에게 좋은 성분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런던에서 버스로 4~5시간 걸리는 '에덴'이란 작은 마을이 있다. 고령토 광산이었던 잉글랜드 남서부 콘월지역의 에덴은 세계 최대의 온실로 탈바꿈했다. 5000여종 100만 식물이 재배되는데 2001년 3월 개장 이래 연간 125만명이 찾고 있다. 이 마을은 바다로 떠밀려온 나뭇조각 하나 버리지 않고 교육 및 건축 자재로 재활용한다.

식물에게 줄 4300만갤런의 물은 대부분 빗물을 사용한다. 지금도 전체 물 사용량의 43%가 빗물이다. 우리도 빗물을 효율적으로 관리 하는 방법은 없을까.

레인시티(Rain City)건설이 필요하다. 레인시티는 빗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신개념 도시이다. 예를 들면 하수도로 버려지는 빗물을 빗물 저장고에 모으도록 지붕에 홈통을 설치해 지붕면적당 저장고 용량을 0.05~0.1㎡/㎡로 설치한다면 , 홈통 하나당 모을 수 있는 빗물총량은 연간 50~100톤에 이르며, 1000㎡(약 303평)의 지붕에 승용차 2대 주차할 정도의 공간만 할애하면 대형 댐을 짓는 셈이 된다. 이와 같은 레인시티 건설을 위한 방안으로는 먼저 인센티브제도를 꼽을 수 있다. 시설비용 지원, 용적률 상향, 세금감면 등의 제공이 필요 한 것이다.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빗물활용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이나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오키나와, 다카마쓰 등 77개 지역 및 지자체가 빗물이용의 정착을 위해 보조금이나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여 빗물 이용을 촉진하고 있다.독일은 정부차원에서 비용을 지원해 가구당 4000유로를 부담할 경우 빗물저장 탱크를 설치해주고 있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빗물관리는 모든 수자원의 근원이다. 그 옛날 1778년 정조대왕은 즉위 후 가장 먼저 빗물관리를 법제화한 '제언절목'이란 제도를 만들었다. 최악의 기후 지형조건에서 고통을 겪은 후 터득한 지혜를 모은 한국식 빗물관리의 원조다. 우리는 여기서 새로운 교훈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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