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특별법 서두르는 배경

고용철 기자 / 2023-03-20 18:44:06
국회서 특별법 제정 토론회 소비자기후행동 주관
국회환노위 전해철, 노웅래, 이수진, 전용기
총리실 산하 미세플라스틱대책위 구성 강화
국회서 가용 가능 연구지원 활용 위험성 검증
전국민과 관련 저감 규제 지원 정책 준비 응원
산모 태반 모유까지 혈액 내 PET, PE, PS 나와
환경부, 미세플라스틱 제품 보증금 제도 검토

[환경데일리 고용철 기자]인간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중 약 50%는 호홉기를 통해서, 나머지 50%는 음식에서 체내에 쌓이게 된다.


플라스틱 재앙은 겨우 반세기를 넘기지 못한 채 방치해온 정책 부실에 부정할 수 없게 됐다. WWF(세계자연기금) 독일 알프레드배그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의 재앙은 이미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해양생물 88%에 달할 정도로 오염되거나 이를 통해 연쇄적인 직간접적인 살인으로 다양한 생물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바다에서는 이빨고기부터 홍합 조개류와 육지의 조류, 포유류의 먹이사슬 모든 개체에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돼 있다. 결국 사람들 입으로, 폐나 혈관 등 모든 장기까지 침투할 정도다.

플라스틱의 생산량은 대량생산시기인 1950년대 이후부터 매년 10%씩 증가해 2050년까지 330억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Geyer 등(2017)은 과거 65년간 생산된 플라스틱(82억 톤 가량)의 59%가 폐기물로 매립됐거나, 환경으로 배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Jambeck 등 (2015)은 2010년 연안 192개국에서 2억75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고 480만~1270만 톤이 바다로 유입됐다. 


이런 미세플라스틱 증발하지 않고 시계추처럼 계속해서 맴돌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긴박한 상황속에서 국회 환노위 소속 이수진, 전해철, 노웅래 의원 민주당 3인방이 결의한 특별법 마련에 시민들의 의견을 모았다.

15일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미세플라스틱 특별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는 (사)소비자기후행동이 주관으로 치뤄졌다. 이자리에는 이수진, 전해철, 노웅래, 전용기 의원과 일반시민 주부, 학생, 기후행동 회원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수진 의원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공기, 물, 토양에 많은 플라스틱조각, 미세플라스틱으로 뒤덮혀 있을 만큼 오염원이 비중을 커지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조속히 특별법 제정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기후행동 등 시민단체들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응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노위원장인 전해철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앞두고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깊이 알게 됐다."며 "특별법 제정에 앞둬 해외 사례와 특별사례를 공유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미세플라스틱 제정이 국회에 통과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은 "이번 법안은 적절한 때에 이뤄져 다행"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가용 가능한 연구지원을 활용해 위험성을 검증하고 관련 저감 규제와 지원 정책을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고 응원했다.

이날 발제에는 정재학 한국분석과학연구소장은 해외 입법 동향과 시사점 및 시험방법 국제표준화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정 소장은 "익히 드러난 것처럼 산모 태반에서부터 모유까지 미세플라스틱은 침투했다."며 "사람 혈액 내에서 검출된 PET, PE, PS 미세플라스틱이 나오고 있다."고 실태를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우유, 고기에서까지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데 이같은 원인은 플라스틱이 들어있는 사료때문"이라고 했다.

과학적으로 사람 몸에 들어오는 나노 입자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호흡, 식품을 통해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미세플라스틱 국내외 규제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입장도 언급했다. 이미 유럽 그린딜(EGD), 새로운 순환경제 실행 계획(CEAP), EU플라스틱 전략까지 세탁기 제조사, 정부, 시민단체가 함께 지속가능한 에코 디자인 적용, 재활용 콘텐츠와 재제조 추진, 산업별 자발적 접근법 개발에 호흡을 맞추고 있다.


특히, 폐수처리장 미세플라스틱과 슬러지 혼입 방지 기술 적용, 패션 섬유업계와 자동차 타이어업계, 더 넓은 분야인 농업까지 접근하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해외 국가중 법제화가 서둘려 이뤄지고 있다. 영국, 프랑스, 미국, 호주, 캐나다, 룩셈부르크 등이 가전제품(세탁기), 미세플라스틱 저감 의무화 또는 (필터 등)장치 구축 등을 추진중이다. 미국은 한발 나아가 해양보호법에서 미세섬유 오염저감 요건을 갖추도록 지난해 12월까지 보고서를 완료한 상태다.

미 캘리포니아 상원법안중 눈길을 끈 대목은 수돗물 속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까지 모니터링하는 사례가 있다.
프랑스는 폐기물 방지 및 순환경제법을 채택해 소비자 경각심과 세탁기 및 섬유업계 등에 외부 노출을 막도록 할 법안이 채택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조세희 변호사는 이번 특별법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이번 법안의 주요 핵심은 3가지로 모아진다. 대통령령에 정하는 국가와 지자체, 사업자, 소비자 책무를 구분해 법안의 강제성을 끌어올렸다.

이중에는 총리실 산하에 미세플라스틱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제조 수입자에 대한 위험성을 표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세플라스틱 제품 보증금 제도도 담고 있다. 이는 환경부 장관이 제품 출고시 보증금을 구매자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핵심이 소비자의 책무로 법안에 넣었다.

미세플라스틱 국제 표준화의 흐름은 명확하다. 이날 전문가들은 환경 및 지속가능성 측면과 관련 플라스틱 분야에 모두 적용하는 표준화를 만들겠다는 뜻이 통용되고 있다. 초점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생분해성, 환경발자국을 기반하고 있다. 탄소발자국, 자원 효율성을 포함하는 순환경제,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한 환경으로 유출된 플라스틱의 특성화, 폐기물 관리를 포함하는 유기/ 물리/ 화학적 재활용을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글로벌 가전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양환경보호 차원으로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최대 70%까지 저감하는 특별한 설계를 마친 상태다.

김은정 (사)소비자기후행동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번 미세플라스틱 특별법 제정은 국민 건강보호와 소비자 행동의 권리차원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앞서 해외 입법 동향과 시헙방법에 대한 국제 표준화 현황을 살폈다."라며 "향후 정부 협의체의 진행방향과 향후 계획을 확인해 실질적이고 현실 가능한 법안을 국회와 논의해 법안에 공포되길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는 이차경 사무총장이 진행한 가운데 박은정 경희대 의과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교수(미세플라스틱 섬유(MPF) 인체 위해성과 규제 필요성), 정지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교수(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 영향 및 관리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이경수 (주)마이크로 필터 개발팀 실장(산업계 대응현황, 쟁점 및 건의), 전수원 WWF 한국본부 담당 과장(특별법 제정 의미와 효과), 김지영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장((다부처 협의체 운영계획 및 이후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던졌다.


박은정 교수는 "본인이 직접 실험한 결과 폴리에틸렌을 장기간 섭취하면 부모세대의 면역계뿐 만 아니라 자녀세대의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지현 교수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는 과학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노출이 생물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판단하는 위해성평가(risk assessment)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인 지금의 시점에서 관리의 추체인 이해 당사자들과 과학자 그룹관의 협력과 대안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수 실장은 "친환경 인증 외 미세플라스틱 저감 인증 신설과 세탁기 성능 및 수명 평가를 위한 표준화된 시험방법과 함께 소비자 모두가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수원 과장은 "많은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플라스틱 감축을 선언한 만큼 다른 산업계의 참여를 초기부터 확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환경부 김지영 과장은 "오늘 충분한 의견이 나온만큼 부처별 R&D 성과물을 바탕으로 소관 정책과 제도를 연계해 미세플라스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면서 "상반기는 전년도 추진성과, 하반기는 23년도 계획도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용철 기자

고용철 기자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