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 목회자, 눈물의 탄원서

김영민 기자 / 2018-05-21 09:00:17
용인 지곡초교 운동장 앞산 시멘트혼화재연구소 발단
20여년 환경운동 활동 위기 업체가 고발, 법정다툼
한강청 국감서 연구소 인허가 문제 인정, 돌연 허가
학생 건강위협 시신경마비 촉발 유해물질 위험 주장

▲최병성 목사가 이번 사태의 문자 일부 공개 내용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환경운동가 이자 목회자인 눈물의 탄원서가 수원지방법원에 던져졌다. 사건번호 2015고단 6033, 2015고단 6065 모두 2건의 민형사 재판 탄원서다.

20년 가깝게 환경운동을 해온 최병성 목사는 어느 날 피고인이 됐다. 환경시민단체는 그의 활동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기꺼이 탄원서 재판에 접수했다. 피고인 최병성 목회자는 최근 검찰 측으로부터 5년 징역의 구형을 받았다,

환경시민단체는 탄원서에서 "이 사실을 확인하고 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우리는 최병성이 공익을 위해 일평생 개인적 희생을 감당해온 것을 잘 알기에 구형은 적절치 않고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탄원했다.

 
최 목사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직접적인 배경은 용인시 기흥구 지곡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 운동장 바로 산을 깎는 세워진 콘크리트 관련 연구소가 들어설 경우, 어린아이들의 건강은 물론 주변 환경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며 투쟁했다.

이 사건은 애초에 초등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비상식적인 사업이었다. 2015년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현장을 둘러보고 "학생들 건강에 위협이 되고 교육환경을 파괴하는 것으로 어린 학생들에게 죄를 짓는 잘못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10월, 한강유역환경청 국감에서 당시 우원식 의원은 연구소 시설이 폐수배출시설임을 지적했고, 한강청장은 "폐수배출시설이 포함되면 허가날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 목사를 고소한 업체측은 최 목사의 주장대로 폐수배출시설을 감춰 환경영향평가 및 인허가 받았다고 했다. 연구소가 들어선 부아산은 이들 초등학교가 생태교육장으로 사용한 곳이다

▲초등학교 운동장 앞산은 원래 학교의 생태학습장으로 사용했는데 시멘트 관련 연구소 인허가가 나면서 결국 학교 주변 일대를 망

쳤다며 최병성 목사는 호소하고 있다. 학생들이 운동장 건너편 공사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제공 최병성 목사

해당 연구소는 초등학교로부터 불과 3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규모는 지하 2층·지상 3층, 연면적 5247㎡다.

고소인의 설계도면상 13톤의 수중양생조와 23톤 용량의 폐수처리장이 존재하고, 폐수 발생하는 실험 장비들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수원지방법원의 행정소송 감정 결과 확인됐다. 이 문제의 연구소는 콘크리트 혼화제 실험은 다량의 폐수 발생이 될 수 밖에 없다. 업체는 이를 감춘 것이다.   

최 목사는 해당 연구소가 콘크리트 혼화제에 주로 사용하는 메틸알코올, 아크릴아미드, 아크릴로니트릴, 시클로핵산 등과 같은 시신경마비를 촉발하는 유해물질을 취급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화학물질안전원은 이들 물질을 유해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산, 일본산 시멘트 성분실험은 분명히 한국산 시멘트가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다. 시멘트는 중금속과 방사성 물질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최근 라돈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라돈성분도 국내산 시멘트에서 검출됐다. 라돈가스는 흡연보다 폐암 발생률의 9배다.

이런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해온 최병성 목사는 2008년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의 환경문화상 수상 이유를 '환경캠프 및 숲 해설가양성교육자, 환경저술가, 우리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줬고 산업폐기물로 만든 시멘트의 폐해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리고 사회 공론화해 정부 대책을 이끌어 내는 등 완성된 환경운동의 모범을 보여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그가 해당 업체로부터 업무 방해, 명예훼손으로 고소돼 2년 동안 재판을 받았다. 최 목사는 문제의 연구소는 처음부터 인허가에서 문제가 많았는데 어린 학생들과 숲이 훼손되는 것을 모른 척하는 것 목회자의 신앙적인 자세와 환경운동의 의미에서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처벌 받아야 할 불법이 오히려 법의 이름으로 보호받고, 자기를 희생하며 불법을 밝힌 사람이 처벌받는다면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 거짓과 악이 가득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현재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의 무죄 판결 탄원 서명은 1만여 명이 넘게 참여했다. 지난주 탄원서는 법원에 제출됐다.

▲2월 생산된 국내외 시멘트 중금속 분석결과물,  가장 맹독성을 가진 6가크룸을 비롯 구리, 카드뮴, 구리, 비소, 납,  수은, 시안 함유량을 측정했다. 빨간색 체크는 기준치에 가깝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매우 높게 나왔다. 2011년 폐기물관리법 시행으로 보조연료로 폐타이어, 폐섬유, 폐목재, 폐합성수지, 폐합성고무, 분진 6종으로 제한하고 적게 함유되고 있다. 이번 분석 중 삼표가 타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가 나왔고, 이어서 한라가 뒤를 이었다. 

최 목사의 환경운동가로서의 활동은 10년전 부터 국내 시멘트 회사와 대립관계에서 시작됐다. 최 목사는 '쓰레기 시멘트' 문제 해결을 위해 싸워 오기 위해 별도로 교회를 운영하지 않고 환경과 생명 지킴이 활동했다.

그의 노력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은 매월 국내 시멘트제조사에서 생산하는 시멘트의 중금속 함유 여부를 분석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최 목사는 2010년부터, 지역 주민과 함께 공사 반대 등으로 인허가가 3차례나 무산됐다. 용인시는 2010년 연구지 부지가 보전녹지, 급경사지로 산림 훼손이 심각하고,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에 위협된다며 사업신청을 반려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결국 A사는 인허가를 받고 2014년부터 공사를 강행 산을 깎았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분진과 소음에 시달렸다.

용인시는 문제의 업체에게 폐수 발생 여부, 특정수질유해물질 사용을 밝히라고 하자 회사가 스스로 취하했다.

▲학교 교육 현장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교육부, 환경부, 용인시는 철저하게 배제된 채 시멘트 혼화제 연구소 인러가를 진통

끝에 공사강행해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은 지속 될 수 밖에 없다. 

최 목사는 "폐수시설이 학교 앞산에 세워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교육환경법상 학교의 정문으로부터 50m(절대보호)구역, 학교부지로부터 200m (상대보호)구역은 수질오염물질 배출 시설과 폐수종말처리시설이 들어올 수 없게 돼있다. 최 목사는 이달 24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한편, 최병성 목사는 지금까지 국내 시멘트를 쓰레기로 주장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국내 주택 건설에 사용되는 시멘트는 석회석에 공장 폐기물을 섞인다. 전기, 전자,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전국 산업체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들이다. 이렇게 해서 시멘트를 만드는 장소는 소성로이다.

소성로는 원통형으로 지름이 무려 70m 크기로 바깥에서 불을 때 석회석과 온갖 폐기물들을 혼합해 1400도 고온으로 태워 시멘트를 만든다. 여기서 타는 쓰레기는 원료로, 안 타는 쓰레기는 원료대체라는 이름으로 재활용된다. 즉 원료와 연료 구분이 없는 꼴이다.

 
이렇게 70m에 달하는 대형 원통에서 소각되는 것을 '시멘트 소성'이다. 원래 시멘트는 석회석에 점토, 철광석, 규석을 섞어 유연탄에 구워 만든다. 하지만 재활용이란 미명으로 산업폐기물인 폐타이어, 폐고무, 폐비닐 폐유, 폐석탄재와 하수슬러지, 슬래그 등 태워서 만든 쓰레기 시멘트가 탄생된다.

▲최병성 목사이자 환경운동가는 그동안 국내 시멘트 원료의 문제를 꾸준하게 밝히고 알리는데 20여 년 동안 열정을 쏟았다. 

최 목사는 2013년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환경시상식에 참석한 곳에 당시 정 차관이 참석한 자리에서 차관을 향해 "출세했네? 당신이 차관할 자격있어?", 라고 하자. 차관은 "목사님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 줄 아십니까?"라며 했다. 최 목사는 "법을 만들려고 고생해? 악법 만들었잖아!"라고 면박을 줬다고 소회했다.


그는 최근 한 성당에서 생태 환경 학습강의에서 창세기 9장 9~10절을 낭독하면서 "우리 인간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든 모든 생명들이 함께 공존하는 지구는 우리 후손과 지구를 생각하며 환경을 돌아봤으면 좋겠다."며 "환경오염 시대이니까 동물들은 방독면을 쓰고 방주에 들어갈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끊임없이 전기를 적게 소비하고, 쓰레기를 적게 만들고, 우리가 쓰는 것들을 줄여가며 지구를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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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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