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데일리 온라인팀] 배설물까지 곧 친환경. 아프리카 초원에는 코끼리, 기린, 얼룩말, 소 등 몸집이 큰 초식동물들이 모여 삽니다. 그들의 배설물을 깨끗하게 치워주는 쇠똥구리가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요. 서로 상생(win-win) 할 수 있는 생태계의 신비한 관계를 보여주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모든 생명체의 배설물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는 사실 아시죠?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동물 배설물을 재활용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건축자재와 연료로 쓰이는 쇠똥
소를 많이 키우는 인도와 아프리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시멘트 대신 소똥으로 집을 짓습니다. 소를 방목하여 키우기 때문에 똥이 부드럽고 냄새도 많이 나지 않습니다. 또, 유분과 기름기가 많아 비바람에도 끄떡없으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지요. 딱딱하고 튼튼한 소똥으로 지어진 집은 견고하고 실용적입니다. 소똥을 쌀겨와 섞어 말리면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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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데일리 |
2018년에는 강원도 횡성군에도 소똥을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한우의 고장에서 소똥을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소가 건설된다니! 횡성군의 친환경적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봅니다.
코끼리 똥이 종이로 재탄생
태국이나 스리랑카에서는 코끼리똥을 이용한 전통 제지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의 사회적 기업 ‘막시무스’는 코끼리 똥으로 한지와 비슷한 질감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코끼리 똥으로 만든 이 그림책은 2013년 우리나라에서도 소개되었는데요. 코끼리 똥을 이용한 친환경 재생 종이는 카드나 달력, 다이어리, 선물박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서울대공원에서도 코끼리 똥을 종이로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똥 연구소를 설립해 코끼리 똥을 원료로 한 공책과 스케치북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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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똥종이 제작을 구상중인 케냐 Oldonyiro 마을의 여성들 © 환경데일리 |
코끼리 똥으로 종이 만드는 방법
하루에 18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는 코끼리는 되새김질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영양분의 절반을 소화하지 않고 그대로 배출합니다. 특히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코끼리의 똥은 냄새도 심하지 않으며 무려 20%에 달하는 섬유질이 함유되어 있어 펄프의 원료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끼리 똥이 종이가 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코끼리 똥을 완전히 말린다. ② 거대한 솥에 넣고 끓여 '펄프 죽'을 만든다. ③ 펄프 죽을 체에 걸러 물기를 없앤다. ④ 완전히 말린 뒤 재단하면 종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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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 똥종이로 만든 수첩 © 환경데일리 |
이런 과정을 통해 코끼리 배설물로 우리는 상당한 양의 종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코끼리 한 마리의 하루 배설물에서 추출한 펄프 10㎏은 A4 용지 660장을 만들 수 있고, 1년이면 A4 용지를 무려 24만 장이나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코끼리 한 마리가 30년 된 나무 240그루를 살릴 수 있는 셈이며, 코끼리 다섯 마리면 1년에 나무 1000그루를 살릴 수 있습니다.
생태 화장실
배설량은 동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한우는 하루 30리터, 젖소는 40리터, 돼지는 5리터, 닭은 0.2리터 정도 배설합니다. 환경부가 발간한 환경백서에 의하면 가축들이 배출해내는 축산폐수는 2004년 기준 하루 총 15만483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인간의 배설물도 포함하면 그 양은 실로 엄청날 것입니다.
올해로 4년째 경작되고 있는 서울시립공동텃밭에는 생태화장실이 있습니다. 생태화장실에는 왕겨나 톱밥, 짚이 있어 냄새도 억제되고 비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 친환경 비료는 텃밭에 뿌려지고 있습니다. 땅을 오염시키는 화학비료 대신 건강한 흙을 만들고 유기농 작물을 재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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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데일리 |
오존층 파괴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배설물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해 볼 때입니다. 더러운 쓰레기라고만 여겼던 배설물에서 우리는 건축자재, 연료, 종이, 그리고 비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전기와 열 에너지, 바이오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