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파행, 부산시와 문체부 책임

김영민 기자

sskyman@ecoday.kr | 2016-03-26 15:43:38

부산국제영화제 참가감독 146인 기자회견
'창작과 표현의 자유' 보장 헌법적 토대 강조
20년 걸쳐 지켜온 부산국제영화제 헌신 훼손 말라 주장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I SUPPORT BIFF(부산국제영화제)" 최근 열린 2016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폐막식 모습. 모든 사람들이 작은 종이를 들고 있다. 단상에 서있는 세명 뿐 아니라, 뒤편에 앉은 수많은 관객들까지. 거기엔 'I SUPPORT BIFF'라는 말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지합니다!" 단상에 서 있는 세 사람은 왼쪽부터 장 마크, 마틴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 바스티앙이다. 아래 사진 설명이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지키고 싶습니다!"

이런 호소의 함성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감독 146인이 양심적인 집단 행동에 나섰다.

"저희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했던 감독들입니다. 저희 서로는 이제 몇 편의 영화를 완성했다는 것 말고는 같은 점보다 다른 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각자 세대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고 종교나 정치적인 입장도 서로 많이 다릅니다. 그러나 저희에게는 서로의 다름보다 더 큰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영화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희에게 부산국제영화제는 든든한 울타리였습니다."라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의미를 강조했다.

24일 146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불거진 부산국제영화제 파행에 대한 책임이 영화산업계의 잘못으로 왜곡한 부산시와 정부를 향해 강도높은 항의성의 한 목소리를 냈다.

이같은 집단행동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 국내 직배문제로 불거진 15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날 146인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영화제를 통해 기쁘게 관객을 만날 수 있었고, 과분한 환대를 받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전 세계 다양한 관점의 영화들을 만나고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 분들의 새로운 시선을 배우며, 각자 마음의 크기를 키웠다. 그 경험은 영화인으로서의 성장 뿐 아니라 '다름'을 껴안을 수 있는 인간으로 성숙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고해와 같이 강조했다.

이번 최대 위기로 내몰게 한 파행의 발단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강행한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측에 부산시가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부터다.

영화인들 대부분은 "한국 영화산업의 외형적인 발전이 우수한 작품들을 내놓으면서 나타난 성적표는 계속되는 천만 관객 돌파 작품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 영화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과 설레임이 높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양적 팽창한 국내 영화계가 노골화된 정치적인 외압으로 금이 가고 균형을 잃게 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의 대표적 영화제로 성장해 나간 것은 영화제 자체의 규모의 성장만이 아니다. 즉 그곳에 참여한 영화인들과 시민들의 내적 성장을 동반이 뒤따라줘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146인 영화인들은 "우리는 그안에서 함께 성장했고, 그것은 우리만의 성장이 아닌 세계 영화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데도 한 몫했다"고 생각도 주장했다.

특히, 그 바탕에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적인 토대 위에서 20년에 걸친 전문성과 균형 감각을 가지고 지켜온 부산국제영화제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들은 "문화는 '다름'을 아름답게 보는 시선과 '무엇이든 말할 수 있다'는 원칙 안에서만 꽃 피울 수 있다. 저희들은 그 시선과 원칙이 국가의 품격이며, 동시대는 물론 다른 세대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의 부산에서는 어떤 품격도 예의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안타까움과 동시에 탄식을 쏟아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는 창의적인 부산국제영화제의 근본을 정치세력이 흔들어놨다.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울타리는 오히려 더 넓어져야 한다. 결단코 더 깊어져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문화가 우리 세대만의 소유가 아니라 미래 세대의 것이기 때문. 경계없는 하늘을 본 아이는 우주를 상상하는 법을 배울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에 손을 담근 아이는 자연을 이해하기 시작할 것"이며. "그리고 그 아이는 우리가 전할 자유로운 문화의 가치로 인생을 만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146인 영화인(감독)들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온 힘을 모아 부산시에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과 어떠한 부당한 간섭과 압력 반대하며 굴복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더 이상 부산국제영화제가 상처받지 않도록 영화인과 국민들이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신예 영화감독들이 'BIFF를 지지하는 젊은 목소리' 기고글의 릴레이식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외부로 알리는 실천을 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