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매년 총 1천20명 조기사망자 놓고 논쟁?
김영민 기자
sskyman@ecoday.kr | 2016-03-06 21:31:10
70기 석탄화력발전소와 대기오염 주변 영향 무시 못해
충남 강원 경남 전남 영향 순, 더 깨끗한 에너지 전환 요구
수도권지역 초미세먼지 농도 24시간 평균 최대 19㎍/㎥까지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살인면허'를 발급하고 있다면 믿으시겠나요?
수 만 명의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과 연관된 일이라면, 더욱 놀라운 일이겠죠? 그린피스는 정부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허가는 살인면허를 발급하는 것과 같다.
그 이유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현재 건설중이거나 계획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해 물질로 인해, 최대 4만 명이 조기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 모두 '살인면허'취소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스파이 영화의 고전 007시리즈 가장 기억에 남는 시리즈 중 1989년에 개봉한 007 살인면허(007 License to Kill),
살인면허는, 정부나 정부 기관이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수 요원에게 암살을 지시하는 경우를 순화한 표현이다. 당연히 현실 세계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또한 있어서도 안 되는 허구의 개념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운전 중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운영 허가가 바로 살인면허가 아닐까 . 이유는, 석탄화력발전소가 발생시키는 대기 오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받고 있고, 실제로 수만 명이 이로 인해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 이런 사실을 알고도 계속해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허가하는 것이야 말로 살인면허를 발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린피스는 3월 3일, '살인면허를 취소하라'석탄 사용 줄이기 캠페인을 새롭게 시작하면서, 국내에서 건설, 계획 중인 석탄화력발전소의 건강피해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년 총 1020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화력발전소의 평균 운전 기간이 40년인 점을 감안하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로인해 약 4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조기사망에 이른다고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허가만이라도 당장 중단돼야 한다.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건강피해도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그린피스는 이번 보고서에 앞서 2015년,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의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이 보고서는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로 매년 1100명이 조기사망(2014년 기준)한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담고 있었다.
국내에는 이미 총 53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전 중이다. 게다가 현재 11기가 건설 중이며, 또한 추가로 9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 세워져 있다. 2029년이면 총 70기가 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공해 물질을 뿜어내게 될 것이다.
이번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건강피해 보고서는 특히 신규 석탄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의 피해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충남지역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치는 건강피해 규모가 가장 컸으며, 강원, 경남, 전남지역이 그 뒤를 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들 신규 발전소로 인해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 대기 오염 피해가 가중된다는 것. 특히 충남지역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수도권 대기오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화력발전소는 대부분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많이 건설돼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것.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최악의 경우 수도권지역에 초미세먼지 농도를 24시간 평균 최대 19㎍/㎥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로 2015년 한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26.5㎍/㎥, 연평균 초미세먼지 관리기준인 25㎍/㎥, 세계보건기구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권고기준 10㎍/㎥로 돼 있다.
대안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구시대 연료에 집착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게 보인다. 이미 대다수 선진국들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 등은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대응 해결을 위해 석탄발전소를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석탄수입량이 30% 감소하면서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6%개선되는 성과를 이뤘다.
우리 나라만 거의 유일하게 높은 석탄 소비량을 유지하고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하고 있다.
석탄 사용을 줄이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의무인 시대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앞두고 각국이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따라 우리나라도 2030년 배출추정치(BAU)대비 37%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고, 이를 위해 이미 운전 중인 석탄화력발전소의 운영 또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나라도 석탄을 버리고 깨끗하고 안전한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캠페인을 위해 그린피스는 '살인면허를 취소하라'(www.greenpeace.org/korea/coal)를 통해 살고 있는 지역의 신규석탄화력발전소 피해를 검색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관계자는 "우리가 몰랐던 석탄화력발전소의 진실에 드러나면서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면서 "석탄화력발전의 두 얼굴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피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반대에 대해 반기를 든 시민들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그린피스가 싫은 것은 대안은 없이 맨날 반대만 한다. 열역한 1법칙도 안배우신 듯, 현재 가장 효율적인 전기 생산 방법은 반대하면서 그 전기로 돌아가는 인터넷은 정말 애용한다"고 꼬집었다.
또 "화력발전소가 그렇게 걱정되시면 당연히 차도 안타고, 차 매연이 화력발전소 배출가스보다 낫다고 볼 수 없다. 천연 펄프로 만든 종이도 안쓰나. 나무 베어다 쓰니까. 그럼 대안은 합성섬유로 만든 인공펄프를 이용한 종이인데, 이것도 안쓰겠느냐. 합성섬유는 석유화학공장에서 만드니까. 재생 펄프로 만든 종이는 꺼내지 말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냥 석기시대로 돌아가자는 거냐."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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