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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베르게다(Berguedà) 군의 경제적 명운을 가를 ‘라 바엘스(La Baells) 양수 발전 프로젝트’가 국가 전략 프로젝트 지정을 공식 요청하며 전 세계 에너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만성적인 전력 부족으로 산업 발전에 제약을 받아온 올반(Olvan) 지역의 전력망을 현대화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지역 경제 재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올반 지역의 주요 거점인 로카로도나(Rocarodona) 산업단지는 현재 가용 전력이 고작 100kW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현대적 제조 시설이나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로, 그간 지역 내 신규 투자 유치와 고용 창출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어 왔다.
에너지 전문 기업인 베르분트(Verbund)와 이-스토리지(E-Storagy)는 이러한 에너지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라 바엘스 댐을 활용한 거대 양수 발전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양수 발전은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에 하부 댐의 물을 상부 댐으로 끌어올렸다가,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거대 배터리’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512MW에 달하는 막대한 발전 용량이다. 이는 카탈루냐 지역 내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로, 완공 시 지역 내 에너지 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거대한 에너지를 산업 현장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올반 변전소’ 건립이 필수적이다. 추진 측이 정부에 ‘전략 프로젝트’ 지정을 강력히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승인될 경우, 국가 에너지 및 인프라 확충 계획에 해당 변전소 건설이 우선순위로 포함되어 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력망 연결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이미 본 프로젝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공공 참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게다 지역의 기업인 연합,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들 또한 이 프로젝트가 지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라 바엘스 양수 발전소는 오는 2028년 착공에 들어가 2033년 본격적인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 프로젝트가 단순히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을 넘어, 기후 위기 시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라 바엘스 프로젝트의 성패는 향후 중앙 정부의 결단에 달려 있다. 올반 지역 관계자는 "에너지 인프라는 지역 성장의 혈맥과 같다"며, "이번 전략 프로젝트 지정을 통해 전력 공급의 봉쇄가 풀린다면 베르게다는 카탈루냐의 새로운 산업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탄소화라는 시대적 과제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라 바엘스의 도전이 스페인을 넘어 유럽 에너지 시장에 어떠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