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름밥상,'농촌-먹거리-도시가 만나다.'주제
건강한 농부 협동조합,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 등
언니네텃밭 꾸러미 화들장,울프하우스 김민주 대표
[환경데일리 유혜리 기자]언니들이 들려주는 먹거리정의로 도농상생을 이야기들이 풋풋하고 싱싱하며 선선했다.
이번 '먹거리정의를 이야기하는 30인의 밥상, 2018 여름밥상'(먹거리정의 30인의 밥상, 밥상) 편은 '농촌-먹거리-도시가 만나다.'라는 주제로 농사를 짓고 꾸러미를 통해 건강한 농산물을 제공하는 언니, 동네장터를 통해 농촌과 도시를 먹거리로 이어주는 언니, 도시에서 가드닝과 직접 만드는 먹거리를 통해 대안적인 삶을 실천하는 언니의 토크 방식으로 구성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금천 커뮤니티센터에서 개최한 이번 밥상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여서 중간에 침수피해를 입어 못 온다고 연락한 분들도 있어 걱정이 됐다고 전했다. 커뮤니티센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번 밥상을 책임진 '건강한 농부 사회적협동조합'(건강한 농부) 김선정 이사장과 선생들의 분주한 밥상 준비와 비가 와서 더 진한 향기를 내뿜는 단호박 밥상의 구수한 향기가 감돌았다. 건강한 농부 선생들은 온 모든 분들을 위해 생강나무 차도 준비해, 궂은 날씨만큼 굳어진 몸도 마음도 풀어줘 편안하게 해줬다.
조금 늦게 도착한 밥상 참가자들이 착석하고,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 김순영 센터장의 사회로 먹거리정의 30인의 밥상이 시작됐다. 이번 밥상의 이야기 나눔자 세 분, 언니네텃밭 강다복 이사장, 건강한 농부 사회적협동조합 김선정 이사장, 울프하우스 김민주 대표를 간략히 소개해 주신 뒤, 밥상 이야기와 나눔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밥상 이야기는 김선정 이사장의 소개로 시작됐다. 언니네텃밭 꾸러미를 통해 제철채소인 단호박을 활용한 요리를 말했다. 이번 밥상에 단호박을 선택한 이유는 최근 기후온난화 등 작황의 어려움으로 다른 채소들의 맛이 쓴 편이고, 새롭게 작물을 심는 시기여서 대체적으로 제철에 나고, 맛도 있는 '단호박'을 주재료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번 밥상은 건강한 제철 채소 위주로 구성된 식단이어서 채식인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밥상이었다. 단호박이 메인 요리로, 단호박 토종곡식 찰밥(붉은팥, 제주흑보리, 토종강낭콩, 귀리), 단호박전, 단호박샐러드, 단호박 우리콩 된장국, 겉절이, 토종참외, 식혜로 한상 차려졌다.
밥상 이야기가 끝난 후 맛있는 저녁 밥상 시간으로 이어졌고, 참가는 했지만 서로 모르는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먹거리정의'라는 공통된 주제로 모였기에 자연스레 이야기가 오고갔다.
밥상을 맛있게 나눈 후, 자리를 정돈하고 '농촌-먹거리-도시가 만나다.'주제로 토크가 이어졌다.
2부 토크는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 소혜순 조직위원장의 사회로 첫 이야기 나눔자는 도농상생을 실현하는 언니네텃밭 강다복 이사장이 시작했다. 여성농민이 직접 꾸리는 제철꾸러미는 현재 금천 커뮤니티센터 앞에서 진행되는 화들장에서도 직거래되고 있고,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 등 여성농민으로서 주체적으로 우리농산물을 지키고 일구어 확산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와의 연결을 위해 도시와 농촌에서 힘쓴 생산자 언니들의 활동을 생생하게 전했다. 또한 언니네텃밭 꾸러미는 화들장 뿐만 아니라 지역아동센터 등에도 건강한 제철 꾸러미로 제공하고 있어 누구나 건강하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권리인 먹거리 기본권을 현장에서 몸소 실천하고 친환경농사꾼들이다.
두 번째 이야기 나눔자는 농촌의 생산자와 도시의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직거래 화들장을 운영하는 건강한 농부, 김선정 이사장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마을활동이 활발한 금천구 내 커뮤니티센터 앞에서 '화들장'(매주 화요일에 어슬렁 걸어와 만날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 장터)이 열리는데, 지역의 농부들이 재배한 제철 수확물(원재료, 식품)을 도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건강한 농부 사회적협동조합이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건강한 농부 작업장인 나무텃밭도 만들고, 매주 월요일에 서울시 도시농업과의 텃밭밥상 연구모임, 목요일에는 청년밥상 모임이 이뤄지고 있어 먹거리를 통해 연결자, 촉진 활동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커뮤니티다.
세 번째 이야기 나눔자는 도시에서 비혼여성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며, 가드닝과 먹거리 활동을 하고 있는 울프하우스의 김민주 대표의 이야기가 경청했다.
지인들을 통한 십시일방 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진행해 일구어진 울프하우스는 'wild woman, wild nature'의 의미로 만들어졌다. 그는 한 때 홍성에서 살면서 유기적으로 농사짓는 삶을 시작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 농촌에서의 경험과 기억을 생태·영성을 주제로 도시에서 좋은 책과 사람을 소개하는 통번역 활동을 하면서 자연과 사람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또한,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면서 Non-GMO콩으로 전통 장 담그기, 먹거리 모임을, 얼마 전에 목수책방에서 '생명의정원'이라는 책을 공동번역하기도 했다.
토크가 끝나고, 먹거리정의 30인의 밥상에 참여한 분들과 먹거리정의에 관심이 많은 주민, 생협활동가, 요리사, 마을밥상 운영자, 의사, 금천구청 공무원, 농민단체, 환경단체 활동가 등등 다방면에서 먹거리와 환경과 건강을 고민하고, 도시 안에서 먹거리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시민들의 소개와 이야기 나눔을 통해서 느낌을 공유한 소중한 시간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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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정의를 이야기하는 30인의 밥상 단호박 후원 및 우리밀 간식 나눔 |
또한, 지난번 봄 밥상 때 후원을 해준 '꽃, 밥에 피다' 친환경식당을 운영하시는 송정은 대표는 이번 밥상 때에도 우리밀 식재료로 이뤄진 초코빵과 감귤주스를 후원해 더욱 풍성한 밥상이 차려졌다.
이번 밥상 준비를 한 '건강한 농부 사회적 협동조합'에서도 참여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의 표시로 단호박을 나눠 훈훈한 현장을 목격했다.
마지막으로 먹거리정의센터 김순영 센터장의 마무리 인사로 먹거리정의를 이야기하는 30인의 여름밥상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무사히 마쳤다.
한편, 먹거리정의를 이야기하는 30인의 밥상은 사계절마다 이뤄지며, 앞으로 개최될 가을밥상, 겨울밥상과 관련해서도 시민들과 함께 먹거리정의 키워드 안에서 다양한 주제로 먹거리정의 밥상과 이야기 나눔으로 연구발전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