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 ‘우로갈로’를 지켜라… 스페인 레온 지역, 번식기 출입 통제 엄중 시행

고용철 기자 / 2026-04-02 20:58:10
- 4월~5월 두 달간 핵심 서식지 전면 통제, 위반 시 최대 20만 유로 과태료
- 야생 개체 수 200마리 미만, ‘멸종 직전’ 단계의 마지막 보루 보호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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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가장 희귀한 조류 중 하나이자 멸종 위기에 처한 ‘우로갈로(Urogallo, Tetrao urogallus, 큰뇌조)’를 보호하기 위해 카스티야이레온 자치정부가 강력한 행정 조치에 나섰다. 레온주 내 핵심 서식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출입 제한 조치는 우로갈로의 생존 여부를 결정지을 번식기 성공을 위해 시행되는 특단의 대책이다.

우로갈로는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특히 이베리아 반도에 서식하는 개체군은 절멸의 기로에 서 있다. 현재 야생에 생존해 있는 개체 수는 200마리 미만으로 추산되며, 이는 스페인 내 생물 다양성 중 가장 취약한 고리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급격한 개체 수 감소는 서식지 파괴와 기후 변화, 그리고 인간의 간섭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우로갈로의 번식은 매년 4월과 5월 사이에 집중된다. 이 시기 수컷들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칸타데로’라고 불리는 특정 구역에 모여 새벽마다 독특한 구애 노래를 부르며 의식을 치른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매우 예민하며, 작은 소음이나 인간의 흔적만으로도 구애 의식이 중단되거나 새들이 서식지를 영구적으로 포기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당국은 지난 4월 1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비야블리노(Villablino), 팔라시오스 델 실(Palacios del Sil), 무리아스 데 파레데스(Murias de Paredes) 등 주요 지자체 내 민감 지역에 대해 일반인의 출입과 통행, 체류를 엄격히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금지 조치를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환경 요원, 경비원, 그리고 곰과 우로갈로를 전담하는 특수 순찰대로 구성된 특별 감시반을 현장에 배치했다.

규정 위반은 ‘중대 위반’ 사항으로 간주된다. 적발 시 부과되는 벌금은 최소 5,001유로(약 700만 원)에서 최대 200,000유로(약 2억 8,0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멸종 위기종 보호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는 한편, 무분별한 관광이나 산행이 생태계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억제책이다.

다만, 이번 제한 조치에는 해당 토지의 소유주나 전통적인 토지 이용 권리를 가진 이들은 제외된다. 이는 환경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와 지역 주민의 생존권 및 전통적 관습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당국은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을 통해 우로갈로 보호의 당위성을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레온 지역의 이러한 출입 제한 조치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매년 반복되는 이 강력한 통제는 역설적으로 우로갈로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방증한다.

생태학 전문가 산드라 M.G.는 “단 한 번의 방해가 한 개체군의 번식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임계점에 도달해 있다”며 “우로갈로의 노래가 끊이지 않게 하는 것은 스페인 생물 다양성 보전의 가장 큰 도전 과제”라고 강조했다.

자연의 섭리에 따른 번식 과정이 인간의 간섭 없이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스페인 사회는 지금 잠시 멈춤을 선택하며 우로갈로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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