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이용률 보다 중요한 건 '안전'뿐

김영민 기자 / 2019-05-22 12:10:21
탈핵국회의원모임, 안전은 타협 양보 있을 수 없어
한전 보고서,한빛 사고시 326조원 피해 발생 예측
운영기술 지침서 규정조차 숙지하지 못한 것으로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원전 이용률 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는 국가와 국민 모두의 공통된 인식이다.

하지만 5월 10일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한빛 1호기가 정비를 마치고 재가동하는 과정에서 긴급하게 수동으로 정지된 사건이 발생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대한 특검 과정에서 운영기관인 한수원의 안전조치가 미흡했고,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한 정황이 확인돼 한빛 1호기를 사용정지시키고 특사경을 투입 특별조사를 실시한다고 20일에 밝혔다.

한수원이 한빛 1호기를 재가동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제어봉 제어능력 측정시험을 실시하면서 기계 오작동과 판단 실수로 인해 1시간에 3%씩 올려야 하는 열 출력이 1분 만에 18%로 폭증했다.

▲한빛 1호기


열 출력이 25%가 되면 자동으로 원전이 중단되도록 하는 비상장치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 장치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국민의 안전과 국가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했던 사건이다. 이번 사건은 지금까지 있었던 국내 원전 사건 중에서도 매우 심각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전은 2018년 보고서를 통해 만약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한빛 원전에서 중대사고가 일어나면 최대 326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원전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한빛 1호기는 1985년에 가동을 시작하여 현재 가동 중인 원전 중에서 네 번째로 노후화된 원전이다. 지난 33년간 45회의 고장이 발생했고, 올해만 해도 벌써 세 번째 고장이다. 기계가 오래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을 금지시킨 것은 이와 같은 상식의 반영이다.

이번 사건은 1차적으로 한수원의 책임이다. 현장 운전원들은 운영기술 지침서 제한치인 5%를 넘어서면 원자로를 즉시 정지해야한다는 규정조차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원자로조종사 면허가 없는 운전원이 제어봉을 조작하는 등 심각한 안전 불감증이 확인되었다. 이번 사건 발생 경위에 대해서 철저하게 수사하고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도 작은 실수가 불러온 재앙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빛 1호기가 정지되고 조사되는 과정에서 원안위가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신속하고 적절하게 조치했는지도 철저하게 조사되고 밝혀져야 한다.

원전 운영에 있어서 이용률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지난 2년간 떨어진 원전이용률은 격납건물 부식 등으로 인한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발생해 박근혜 정부에서 수립하고 시작한 계획에 따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 원전을 점검하고 정비한 결과이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대표의원 우원식, 연구책임의원 김성환, 김해영, 김상희, 김영춘, 김종훈, 박재호, 이학영, 전혜숙)은 21일 성명을 통해 안전을 위한 원전 이용률 저하를 이와 무관한 기승전탈원전 정책으로 끊임없이 공격하는 일부 야당과 언론의 행태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안전에는 타협과 양보가 있을 수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로드맵은 2084년까지 65년에 걸쳐서 원전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계획이다. 원전을 계속 짓자는 것은 22세기가 돼서도 우리 후손들이 이번과 같은 아찔한 원전 사고의 위험을 안고 살라는 말이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은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야를 떠나서 원전 안전 문화를 다시 진단하고, 유사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힘을 합쳐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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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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